한동훈 북갑 출마에 부산시장 선거판까지 출렁…박형준 행보 주목
2026.04.16 06:0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부산시 만덕2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2026.4.14 ⓒ 뉴스1 임순택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 북갑 출마를 공식화한 지 이틀 만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거세게 출렁이고 있다. 이번 출마의 파장이 북갑 보궐선거를 넘어 부산시장 선거 등 지역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행보도 주목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 북갑 공천을 둘러싼 당내 이견은 부산 의원들을 중심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채널A에 출연해 "한 전 대표를 복당시켜 경선을 통한 단일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언석 원내대표는 같은 날 무공천 불가에 가까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궐선거가 있게 된다면 원내 제2당이자 제1야당으로서 공당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곽 원내수석대변인이 부산 지역 의원으로서 개인적 입장을 밝혔다면, 송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 입장을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대목은 그간 계파색이 옅은 부산 의원들이 한 전 대표의 무공천 또는 복당을 주장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4선의 김도읍 의원부터 5선 의원을 지낸 서병수 전 부산시장(북갑 당협위원장), 그리고 곽 원내수석대변인까지 공개적으로 한 전 대표 출마에 어떤 방식으로든 힘을 보태준 것이다.
다만 부산 의원 전체가 같은 입장은 아니다.
4선의 이헌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정당의 공천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라며 "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순간, 그 정당은 유권자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저버리는 꼴"이라고 했고, 김미애 의원은 같은 날 "보궐선거 원인에 책임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공천할 이유는 없다"고 반대했다. 부산시장 경선에 참여했던 주진우 의원도 지난 14일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한 전 대표 출마에 힘을 보탠 의원들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것은, 이들이 단순히 한 전 대표 개인의 편을 들었다기보다 다가오는 부산시장 선거 판세와 연계해 이 같은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10%포인트 안팎으로 밀리며 고전 중이다.
결국 한 전 대표를 북갑에 투입해 보수 결집을 끌어내는 '메기 효과'를 일으키고, 이 동력을 시장 선거까지 연결하겠다는 지역 정치권의 계산이 작동한 셈이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부산시청 의전실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2024.6.28 ⓒ 뉴스1 윤일지 기자
한 전 대표가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전 후보와 대립각이 형성된 것도 지역 선거 전체의 판도와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 후보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거론하며 "받았네, 받았어"라고 지적했다. 전 후보 역시 "불리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나를 싸움의 링으로 끌어들이려 한다"고 맞받아쳤다.
전 후보와 연이은 설전은 한 전 대표 입장에서는 무소속 출마 시 꼬리표처럼 붙을 '배신자 프레임'을 공세로 정면 돌파하려는 포석이다. 전 후보도 한 전 대표를 견제함으로써 부산 전체 선거가 보수 재건 프레임으로 달아오르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지도부도 한 전 대표 출마로 인한 구도 변화에 반응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기 평택을에 도전하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부산을 선택하지 말아 달라고 직접 연락해 왔다"며 "(민주당에서) 부산은 박 시장으로부터 뺏어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박형준 대 전재수' 구도가 중심이 돼야 한다. 제가 나가면 '조국 대 한동훈' 이렇게 구도가 바뀌면서 부산시장 선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얘기하더라"고 설명했다.
그 대안으로 민주당은 한 전 대표와 맞붙을 상대로 조 대표 대신 청와대 출신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을 저격수로 거론하는 기류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최고위에서 전 후보를 향해 "하 수석이 고교 후배 아니냐"고 말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결국 국민의힘 후보인 박 시장의 움직임에 이목이 쏠린다. 박 시장은 지난 14일 YTN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 출마가) 부산시장 선거와 맞물려서, 부산이 이번 지방선거의 핫플레이스가 된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당의 무공천 논쟁을 두고는 "부산의 국회의원들 의견을 모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도부의 무공천 불가 방침과 다소 차이가 있는 발언이다. 이를 두고 박 시장이 한 전 대표와 느슨하게나마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부산 지역 원로 정치인은 "한 전 대표가 북갑에 오면서 부산시장 선거를 포함해 전체 지방선거에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고, 부진한 상황을 역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박 시장이 이미 연대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곧 측근에서부터 한 전 대표와의 연대를 말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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