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다음'을 꿈꾼다···내 친구, 내 딸, 내 다영이가 남긴 숙제를 품고
2026.04.15 15:17
지난 13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김현동씨가 서 있다. 우혜림 기자
단원고 2학년 10반 김다영양(왼쪽)과 김현동씨(오른쪽)가 낚시대를 들고 웃으며 서 있다. 김현동씨 제공
그런 다영이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하자 김씨의 세계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김씨는 어느 날 “자녀가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에 머뭇대다 “아들이 둘이다”라고 답한 뒤 한 달간 몸져누웠다. 그 뒤로 김씨는 다시는 다영이를 빼놓고 자신을 설명하지 않았다. 아빠만 믿었던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아내와 함께 삭발하고 행진하는 동안에도 다영이에게 해주지 못한 것들만 떠올랐다. 찬 바닥에서 잠을 청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던 그는 2016년 산업안전기사 공부를 시작했다. 농성 중에도 손바닥에 암기 문구를 써가며 매달렸다. 안전을 공부하는 순간만큼은 다영이를 긍정적으로 기억하고 버틸 수 있었다.
단원고 2학년 10반 김다영양이 다이어리에 쓴 문구들. 우혜림 기자
김씨는 법을 배우며 비통한 진실 하나를 알게 됐다. 대부분의 안전 제도가 참사 이후에 만들어졌다. 삼풍백화점 붕괴를 계기로 1995년 재난관리법이 제정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생존 수영 교육 등이 의무화됐다. 누군가를 잃고 나서야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고통이었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이 희망이기도 했다. ‘세월호 다음’이 있기 때문이다. 김씨에게 “또 다른 다영이들”을 지킬 방법이 남아 있었다.
지난 13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를 김현동씨가 보고 있다. 우혜림 기자
지난 13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김현동씨가 서 있다. 우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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