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벼랑 끝에서 돌아온 인텔, 생존과 부활 사이 줄타기
2026.04.16 06:01
인텔 본사 전경./인텔 제공
하지만 지난해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인텔의 사령탑에 오른 이후 구조조정과 자산 재편, 특히 최대 숙원 사업이던 파운드리에서 고객사 확보 신호가 잇달아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의존하던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범용 CPU에 강점이 있는 인텔 칩을 활용할 방안을 찾아내면서 시장이 인텔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 5년 만에 주가 최고점, AI 반도체 중심축 변화
지난 10일 뉴욕 증시에서 인텔의 주가는 1.07% 올라 62.3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5년 만에 기록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해 말 대비 인텔 주가는 84% 올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상승률(42%)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기대의 출발점은 AI 시장의 중심축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생성형 AI 초반에는 엔비디아식 학습용 GPU가 전부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추론과 서비스 배치, 에이전트형 AI 확산으로 인텔의 주력 사업인 CPU와 같은 범용 연산 자원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비싼 GPU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요소요소에 인텔의 추론용 칩을 섞어 비용 효율적인 인프라 투자를 집행한다는 얘깁니다.
인텔 관계자는 “IT 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 AI를 학습시키는 단계에 매몰돼 있었다면 이제는 실제 AI를 대중에게 상업용 서비스로 제공하는 과정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범용성이 높은 CPU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I 반도체 시장 트렌드가 이제는 인텔에도 다시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텔과 구글의 협력 확대입니다. 구글은 인텔의 제온(Xeon) 프로세서를 AI 추론과 범용 컴퓨팅에 계속 투입하고, 최신 제온 6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양사는 CPU 부담 일부를 덜어주는 맞춤형 인프라 프로세싱 유닛(IPU) 공동 개발도 확대하기로 했는데, 이는 인텔이 단순 부품 공급업체가 아니라 대형 고객과 AI 인프라 구조를 함께 짜는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인텔이 최근 엑스(X) 계정에 올린 사진.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악수하고 있다./X 캡처
인텔이 아일랜드 공장을 재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인텔은 이달 초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팔았던 아일랜드 생산시설 지분 49%를 142억달러에 다시 사들이기로 했고, 이날 주가는 10% 넘게 상승했습니다. 해외 투자은행은 인텔의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AI 확산에 따라 프로세서 수요가 살아나면서 핵심 자산을 다시 완전히 거느릴 자신감이 생긴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한때 현금 확보를 위해 지분을 넘겼던 공장을 다시 사들였다는 점에서, 시장은 인텔의 생존 가능성을 숫자로 확인한 셈입니다.
◇ 생존 가능성 충분하나 과거 영광은 아직
물론 국내외 투자은행과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이 완전히 부활할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적어도 한동안은 인텔이 AI 반도체로 재편된 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지위를 누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빅테크의 투자 흐름을 봤을 때 인텔이 여전히 주요 플레이어로 남아 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미국 금융분석 회사 멜리우스리서치는 최근 인텔의 목표주가를 58달러에서 75달러로 올리며 “좋은 뉴스가 계속 쌓이고 있다”고 평가했고, 시포트리서치는 “인텔이 다시 삶의 연장선(renewed lease on life)을 얻고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UBS는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목표주가는 상향하면서 중장기적 생존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인텔 주가 상승의 본질을 살펴보면 완전한 회복보다는 ‘서사의 전환’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AI 시대에 완전히 밀려난 회사가 아니라 여전히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라는 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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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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