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이데일리
이데일리
“은행=원금보장 공식 깨”…공격투자 베팅하는 은행 고객들

2026.04.16 06:02

투자성향 1등급 2년새 42→62%
증시 활황·비대면 투자 확산 영향
은행앱 통한 ETF·펀드 가입 급증
증권사와 자산관리 경쟁 구도땐
금융소비자들 편익 향상 기대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증시 활황과 정부의 자본시장 부흥 정책으로 금융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행에서도 ‘고위험 고수익’을 바라는 고객 비중이 급증했다. 비대면 거래에 익숙해진 은행 고객들이 금융투자 상품을 조회·가입하려는 수요 자체가 늘어난 데다 증시 활황으로 은행을 통한 ETF, 펀드 가입도 많아지고 있어서다. 자본시장 발전과 소비자의 자산관리(WM) 수요 부응을 위해 은행에도 ETF 실시간 거래와 투자일임업을 허용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은행 공격투자형 비율 현황
1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대형 시중은행들에서는 시장의 평균 수익률보다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며 원금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는 ‘공격투자형(1~5등급 중 1등급)’ 비중이 최근 1년 동안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달 A은행 앱에서 투자성향 진단을 받은 고객 21만 4066명 중 13만 3386명은 공격투자형으로, 전체의 62.3%를 차지했다. 2025년 3월 공격투자형 비중이 54.2%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8.1%포인트 증가했다. B은행의 경우 1년 사이 1등급을 받은 고객 비율이 9%포인트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2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은행 고객의 ‘투자성향’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A은행에서 공격투자형으로 진단을 받은 고객 비중은 2024년 1월 42.1%에서 같은 해 6월 52.1%로 뛰었고, 2025년 2월에는 55.5%까지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시장상황 개선과 맞물려 공격투자형 비중은 59.6%로 상승했다. 이후 공격투자형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올해 3월에는 그 비중이 62.3%로 27개월 중 가장 높았다.

눈에 띄는 점은 투자성향을 진단받은 고객 수 자체가 늘었다는 점이다. 2024년 1월 중 9만 1768명이 진단을 받았는데, 2025년 1월에는 11만 6229명으로 1년 새 2만 4461명(26.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 중 매달 13~15만명이 투자성향을 진단했고 4분기에는 17~2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에는 1월 26만 7886명이 은행에서 투자성향 분석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에서는 이를 두고 비대면 거래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은행 앱을 통한 금융투자 수요가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소비자들은 은행에서 ETF나 펀드 등 원금 손실이 가능한 상품들을 조회하거나 가입할 때 반드시 투자성향 진단을 받아야 한다. 본인의 투자성향보다 더 위험한 등급으로 분류된 상품들은 앱에서 조회하거나 가입할 수 없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이제는 AI 활용도 일상화되면서 중장년층 이상의 고객 비중이 많은 시중은행에서도 비대면을 통한 금융투자상품 조회·가입 수요가 커졌다”며 “3040대 뿐 아니라 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액티브 시니어’들은 자산관리도 비대면으로 받고 싶어한다. 타 은행과 상품 비교가 가능하고, 영업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주식 활황과 금·은 가격 상승으로 은행 고객도 펀드와 ETF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며 “실제로 은행들의 펀드, ETF 판매액도 늘었다”고 했다.

최근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은행을 통한 ETF 판매는 지난해 상반기 4조 9000억원에서 올해 1~2월 15조 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는 사실상 모든 국민이 고객인 은행의 특성상 국민의 금융투자, 즉 자산관리(WM) 수요에 발맞춰 관련 제도 합리화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는 은행=원금 보장, 증권사=고수익이라는 과거의 방정식에서 벗어나 은행이 ‘국민의 돈을 불리는’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은행 앱 내 실시간 ETF 거래, 투자일임업 허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통제를 강화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철저히 한다는 전제 하에 이제는 은행들도 자산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투자일임업 허용, 자문업 활성화를 추진할 시기라고 본다”며 “은행은 유언대용신탁, 치매안심심탁 등을 통해 복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일임업을 허용해 증권사와 자산관리 부문에 경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경쟁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들의 편익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에서는 당장 투자일임업 허용을 논의하지는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7월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 제도개선 방안에서 “은행의 투자일임 허용 문제는 투자자문·신탁업 등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의 성과를 보아가며 추후 검토하겠다”며 일임업 허용에 신중한 입장을 밝힌 후 비슷한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현재 정부정책이 자본시장 디스카운트 해소를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에 있는 만큼 증권업계의 반발이 심한 은행 일임업 허용은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이데일리의 다른 소식

집
2시간 전
이데일리 부동산포럼 22일 개최…세제개편 영향 집중 점검
이데일리
이데일리
2시간 전
전쟁통에도 실력 있으면 뜬다...지니너스·와이투솔루션↑ [바이오맥짚...
이데일리
이데일리
2시간 전
달라진 신현송…스테이블코인 입법 ‘청신호’
이데일리
이데일리
4시간 전
"정원오, 재건축 속도전?…정부가 막는데 무슨 수로"
이데일리
이데일리
4시간 전
“서울시민이 네 번이나 선택한 시장…삶의 질 더 끌어올릴 준비 됐다”[만났습니다]①
이데일리
이데일리
4시간 전
“관광산업의 승부처, 이젠 목적지 아닌 ‘기술’이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4시간 전
불황도 못말린 韓명품 과시욕, 작년 '에루샤' 5조원어치 샀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5시간 전
조세심판, 늑장처리 관행 깬다…“6개월 이내 종결”[only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5시간 전
조세심판, 늑장처리 관행 깬다…"6개월 이내 종결"[only 이데일리]
집
1일 전
[전국 주요 신문 톱뉴스](15일 조간)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