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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신현송…스테이블코인 입법 ‘청신호’

2026.04.16 07:47

한은 총재 후보 청문회, 스테이블코인에 전향적 입장
“CBDC·스테이블코인 각각 역할 있어 공존 가능”
“생태계 같이 발전 고민, 다양한 의견 경청할 것”
이달 빗썸 대책 착수, 27일·29일 국회 논의 주목
전문가 “이제 국회·정부가 입법 대책 답할 차례”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논의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장에서는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논의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국회와 정부가 입법 공백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신현송 후보자는 전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미래 통화 생태계 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보완·경쟁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화폐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겠다”고 밝히면서 청문회 시작부터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신 후보자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회의론자로 알려져 왔다. 그는 2024년 국제결제은행(BIS) 연차 경제보고서에서 안정적 화폐를 위한 단일성(singleness), 탄력성(elasticity), 무결성(integrity)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결함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세계경제학자대회(ESWC)에서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을 통해 달러 표시 가상자산과 즉시 교환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외환거래 규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가 신 후보자에게 16일까지 신상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면서 이르면 17일 인사 청문 보고서가 채택될 전망이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하지만 신 후보자는 지난 15일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비판이 아닌 공존 가능성을 잇따라 제기했다. 그는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견해를 묻자 “스테이블코인은 CBDC와 보완적, 경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이 통화 생태계 내에서 각각 역할이 있다”며 “각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후보자는 김 의원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는지’ 묻자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이나 가상자산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중앙은행을 이끄는 자리가 자기 의견보다도 여러 주체들의 의견을 이렇게 다 모아서 상호보완적으로 하는 자리이고, (전체) 생태계가 같이 발전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하는 그런 자리이기 때문에 입장을 정리했다”며 입장이 달라졌음을 내비쳤다.

신 후보자는 박민규 민주당 의원이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의 부정적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이 보완적 경쟁적으로 공존할 수 있고 각자의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는데 (스테이블코인에) 오픈(마인드가) 되신 겁니까”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신 후보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관련해 은행 중심 컨소시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혁신과의 조화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안도걸 민주당 의원 질의에 “은행 중심 구조를 기본으로 하되 핀테크 컨소시엄 안에서 추진된다면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 중심+핀테크 컨소시엄 스테이블코인 추진’에 공감하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학계에서는 신 후보자가 취임하면 디지털자산 관련 전문가 의견수렴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큰 상황이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 재임 기간 중에 한은이 디지털화폐 정책 자문기구인 머니앤뱅킹(Money&Banking) 미래포럼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회의를 연 것은 지난해 11월 한 차례뿐이었다.

이에 박 의원은 청문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이든 디지털자산이든 새로운 일이기 때문에 다양한 이론이 있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는데(의견을) 충분히 경청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는 지난 6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두나무(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등 가상자산 거래소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빗썸 오지급 사태 직후 이뤄진 거래소 점검 결과와 제도 개선 방향 등을 발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가 발표한 빗썸 후속 대책이 완전히 이행되려면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입법이 완료돼야 한다. (자료=금융위원회)
이같은 신 후보자 입장이 알려지자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인 스테이블코인 제도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여야는 오는 27일 금융위원회가 참석한 가운데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이어 28일에는 비금융 관련 법안소위를 열고 29일에는 정무위 전체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이달 처리는 힘들겠지만 관련 여야 논의는 이어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빗썸 후속 대책도 논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위는 지난 6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두나무(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등 가상자산 거래소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빗썸 오지급 사태 직후 이뤄진 거래소 점검 결과와 제도 개선 방향 등을 발표했다.

개선 방안에는 △모든 거래소에 5분 주기의 ‘상시 잔고 대사 시스템 구축’ 의무화 △불일치 발생 시 시스템상 즉시 거래를 중단시키는 ‘킬 스위치(Kill Switch·거래 차단 조치)’ 도입 등이 담겼다.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와 논의한 금융위는 △이달 중에 제도개선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자율규제 제·개정 마무리 △내달까지 상시 잔고대사를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 △제도개선 필요 사항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반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인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마련돼 은행 수준의 규제가 이미 적용돼 있었다면 빗썸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위에서 빗썸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디지털자산 입법 논의를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림 AXIS Law 대표변호사(한국웹3블록체인협회 사무총장)는 “1113만명의 투자자가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해외 거래소로의 자금 이전 규모는 반기 기준 101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금융당국의 우려를 존중하면서도 글로벌 현실과의 간극을 좁히는 논의가 시급히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티모시 신 미국 변호사(INSIGHT3 Inc. 창립 파트너)는 “신 후보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과 기능 분담 모델 (은행이 신뢰 인프라를 맡고 비은행이 혁신을 맡는 모델)을 제시했다”며 “이제는 국회와 정부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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