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中, 서해구조물 철수…경계 명확히 그을 것"
2026.01.07 17:59
"시진핑의 '올바른 편' 발언은
착하게 살자는 의미로 이해
남북문제 인내심 가져달라 해"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정상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어야 하고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공자 말씀으로 들었다”고 했다. 미·중 대립, 중·일 갈등 상황에서 ‘중국 편 세우기’를 의도한 압박성 발언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이 대통령은 중립 입장을 취하면서 국익 중심 외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7일 중국 상하이에서 순방 동행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시 주석의 ‘올바른 편’ 발언을 “‘착하게 잘 살자’ 그런 의미로 이해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정한 의미 부여를 하고 싶은 의도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역사적으로 바른 편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건 맞는다”며 “특정 사안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특별히 반응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국가의 핵심적 이익이나 중대 관심사를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며 “대한민국 핵심 이익도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가 우리의 핵심 이익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핵잠 건조를 놓고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에 대해서는 “점진적, 단계적으로 잘 해결될 것”며 “(중국 측이) 조짐 정도가 아니라 명확한 의사 표현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중 잠정조치구역(PMZ) 내 중국의 무단 구조물 문제는 중국 측이 양식장 ‘관리 시설’에 대해 철수 방침을 밝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간을 정확히 그어버리자’고 (한중 당국 간) 실무적인 얘기를 하기로 했다”며 “선을 그어버리면 제일 깔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3박4일 중국 국빈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상하이 임시정부청사를 찾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중국 상하이에서 동행 기자단과 한 간담회에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부터 양국 우호 증진, 서해 불법 구조물 문제까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양국 주요 현안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중국 혐오’(혐중)와 ‘한국 혐오’(혐한) 정서를 완화하기로 양국 정상이 합의한 것을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성과로 제시했다.이 대통령은 우선 중국의 한한령 완화 문제에 대해 “점진적·단계적으로 질서 있게 잘 해결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정부는 ‘한한령이 없다’고 말해왔는데, 이번에 표현이 달라졌다”며 “(해제) 조짐 정도가 아니라 명확한 의사 표명”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석 자 얼음은 한 번에 언 것이 아닌데 한꺼번에 녹겠느냐’, ‘과일은 때가 되면 익어서 떨어진다’고 말한 점을 ‘명확한 의사 표현’의 근거로 들었다. 이어 시 주석 지시에 따라 실무 부서 간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한한령 해제 시기와 범위에 대해 “봄도 갑자기 오지 않는다. 시간이 필요하다”며 “(중국도) 사회주의 체제 속성 때문에 (외국 문화를) 100% 방치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에서 혐중 정서가 만연한 이유 중 하나로 한한령을 꼽았다. 그러면서 “중국 측에 대한민국의 혐중을 선동하는 근거가 최소화되는 증표가 필요하다”며 “한국 영화 안 틀고, 한국 공연 못 하게 하는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혐중 세력에) 공격의 빌미가 된다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균형 발전 차원에서 광주 우치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내달라고 해 협의 중”이라며 “(혐중 완화를 위해) 이런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혐중·혐한 정서로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는 등 경제가 막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사람들 입장에선 한국 상품 보면 (사기) 싫어해 중국에 대한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이 많이 나빠졌다”며 “화장품 같은 것은 중국 시장을 석권해야 하는데 안 팔려서 엄청나게 손해보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국민 간 우호적 인식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고, 매우 큰 성과가 있었다”고 소개했다.이 대통령은 양국 공동 수역인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중국이 설치한 불법 구조물 문제를 해결하고,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서해를 반으로 가르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측이 설치한 서해 구조물 3기 가운데 “관리 시설(유인 시설로 추정)은 철수한다고 해서 옮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PMZ) 중간에 선을 그어서 (중국 쪽은) 당신들 마음대로 쓰라고 실무적으로 얘기하기로 한 것”이라며 “선을 그어버리면 제일 깔끔하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해 경계선을 설정한 것이 의미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리 측은 동경 123도선을 해양 분계선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중국은 124도선을 작전 경계선으로 설정했다. 124도선으로 구역을 나누면 서해의 70%가 중국 관할 수역이 돼 인식 차가 크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는 “외교당국에서 중국과 많이 논의했지만 여태 진전을 보지 못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1년에 한 번 이상 만나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올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가면 따로 양자회담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한 번씩 상대국을 오가는 정상외교 형식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자, 시 주석이 “자주 오라”고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외교, 통상, 산업, 학술, 지방정부, 정당 등에서 고위급 대화를 계속 확대 및 실질화하자는 이야기도 했다”며 “군사 분야에서도 대화의 격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한재영 기자/김형규/배성수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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