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이 불러온 ‘여성 기피’…국회 여성 보좌진들 “펜스룰 심화 우려”
2026.04.09 17:22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여성 직원’과 연결지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서울 성동구청장 시절 출장 관련 의혹을 제기한 뒤, 정치인과 일하는 여성 보좌진들 사이에 자칫 ‘펜스룰(여성과 함께 하는 자리를 피하는 것)’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도 국회 4급 보좌진 가운데 여성 비중은 20%를 크게 밑돈다.
9일 국회 여성 보좌진 등 설명을 들어보면, 최근 김 의원 의혹 제기 뒤 남성 의원이 여성 직원을 기피하는 정치권 내 ‘펜스룰’ 현상이 한층 심각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차츰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 10년가량 일한 여성 비서관 ㄱ씨는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공론화 당시 ‘이제 여성 직원과 밥도 못 먹겠다’는 얘기를 들었던 일이 떠올랐다”며 “지금이야 ‘말도 안 되는 트집’이라는 분위기지만, 당시 상황이 이번 의혹 제기로 반복될 것을 걱정하는 여성 동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 후보가 구청장이던 2023년 여성 직원과 멕시코 칸쿤으로 출장을 다녀왔고, 출장 서류에는 직원 성별이 ‘남성’으로 표기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해당 직원의 승진까지 문제 삼으며, 부적절한 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내용을 의혹에 담았다. 정 후보 쪽이 당시 출장에 11명이 동행했다는 사실 등을 들어 반박해, 의혹은 수그러들었다.
보좌진들은 이런 의혹 제기 바탕에 깔린 여성 보좌진의 현실을 짚었다. 국회에서 20년 이상 일한 여성 보좌관 ㄴ씨는 “특히 의원과 자주 동행하는 정무보좌관 자리에 의원과 성별이 다른 이를 두는 것을 불편해하는 의원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국회에서 8년 가까이 일한 전직 비서관 ㄷ씨도 “국회에서도 승진 대상 성별이 의원과 다를 경우 ‘특별히 예뻐한다더라’는 등 업무 능력과 전혀 무관한 소문이 나곤 했다”고 갑갑해 했다.
실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회사무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3일 기준 22대 국회 4급 상당 보좌직원 579명 중 여성은 79명(13.6%)에 그쳤다. 국회의원실 295곳 중 남성 의원실은 232곳이다. 더구나 남성 의원실의 경우 76.7%(178곳)이 4급 상당 보좌진 전원(1명 또는 2명)이 남성인 반면, 여성 의원실이라도 해당 직급 보좌직원이 모두 여성인 곳은 7.9%(5곳)에 그쳤다.
성별을 이유로 한 업무에서의 ‘차단’이, 여성 보좌진 성장을 막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지역 기초의회에서 정책지원관으로 일한 바 있는 ㄹ씨는 “여성 직원과 민원 현장 동행이나 국외 출장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여성 정책지원관들의 경험 폭과 조직 내 인정 기회를 줄이는 기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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