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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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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서류상으로만 안전한 나라”…산재사망률 70년대 영국보다 높아

2026.04.09 22:58

좋은규제시민포럼 토론회
규정만 4천개, 서류로만 안전
현장 자율·책임으로 전환해야


산업재해 일러스트. 연합뉴스
한국 산업안전 체계가 ‘서류 중심 규제’에 갇혀 실질적 사고 예방 기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규제·처벌 위주인 현행 시스템에서 벗어나 사업장별 위험을 기반으로 한 자율규제 체계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9일 강영철 좋은규제시민포럼 이사장은 김형동·조지연·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산업안전규제,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하다’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20여 개 법률과 4000개 이상의 세부 규정을 통해 기업의 이행 여부를 보고받는 구조”라며 “결과적으로 ‘서류상으로만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토론회는 좋은규제시민포럼, 한국규제학회, 자유기업원, 매일경제신문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강 이사장은 산업재해를 둘러싼 대표적 오해로 △산재는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강박 △모든 사업장을 동일하게 볼 수 있다는 인식 △처벌 강화가 안전을 담보한다는 오해를 꼽았다. 그는 “현장은 각각 다르며 동일한 사업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획일적 규제의 한계를 강조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혁우 배재대 교수는 “한국은 규정과 인력 규모에서는 선진국형 외형을 갖췄지만, 실제 성과는 과거 산업국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산재 사망률은 10만명당 3.6명으로, 영국이 산업안전보건청(HSE)을 출범시키기 직전인 1970년대 초 수준인 2.9명보다 높다는 것이다.

영국은 1960~1970년대 대형 산재를 계기로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꿨다. 애버펀 참사(1966년), 로넌포인트 아파트 붕괴(1968년), 플릭스버러 폭발(1974년) 등 사고가 잇따르자 초당적 독립자문기구인 로벤스위원회가 구성됐고, 이를 토대로 1974년 HSE를 출범시켰다. 이후 개별 사업장의 위험도를 평가해 현장 중심으로 지도·감독하는 ‘목표 기반 자율규제’ 모델을 정착시켰다.

인력 운용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한국의 산업안전 감독 인력은 최소 3000명 이상으로 영국 HSE(약 1000명)보다 많지만 역할은 크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영국은 현장 지도와 컨설팅이 가능한 전문직 중심인 반면, 한국은 특별사법경찰관 체계로 법 위반 적발과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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