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가 간절히 원했다...나홍진의 500억 신작 ‘호프’
2026.04.09 19:33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9일 오전(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제79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 리스트를 발표했다.
‘호프’는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루는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건,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두 편이 동시에 초청된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나홍진 감독은 ‘호프’로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완성도 높은 미장센과 탁월한 연출로 관객에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해 온 그는 칸 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이어 왔다.
나 감독은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영광입니다. 남은 시간 동안 분발하겠습니다”라는 짧은 소감을 전했다.
한국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500억원)가 투입된 ‘호프’는 칸 영화제에 출품한 한국 영화 중 가장 유력한 경쟁 부문 후보로 꼽혀 왔다.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호프’는 국내외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함께한 글로벌 캐스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황정민 외에도 조인성이 사냥꾼 마을 청년 성기 역을, 정호연이 호포항 순경 성애 역을 맡았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와 웨스트월드가 공동 제작한 ‘호프’는 칸 영화제 측에서도 가장 기대하는 작품 중 하나로 꼽혀 왔다.
거대한 세계관 속 촘촘한 서사를 다룬 방대한 분량의 작품이라, 후반 작업이 길어지면서 칸 영화제 출품 마감일(지난달 23일)까지 편집본을 영화제 측에 넘기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칸 영화제 측은 제출 기한을 연장해줬다. 그만큼 ‘호프’를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리는 걸 간절히 원했던 것이다. 거장의 신작이나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를 초청하기 위해 일부 작품에 한해 출품 마감 시한을 연장해주는 게 칸 영화제의 관례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칸 영화제 출품 기한 연장이 허용된 감독은 나 감독과 러시아의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호프’의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은 한국 영화계로선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며 “나 감독이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성장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호프’의 국내 개봉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여름 대목을 겨냥해 개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연 감독은 ‘돼지의 왕’으로 2012년 감독 주간에, ‘부산행’으로 2016년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된 바 있다.
제79회 칸 영화제는 다음 달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다. 올해는 박찬욱 감독이 한국 영화인 최초로 심사위원장에 발탁돼 경쟁 부문 심사를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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