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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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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의 총재' 이창용…마지막 금통위서도 같은 선택할까

2026.04.09 16:5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일 임기 중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물가 불안이 다시 커진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한국은행으로서도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기 쉽지 않은 국면이라는 평가다. 이번에도 동결이 이어질 경우 이 총재는 복잡한 금융환경 속에서 재임 기간의 절반 이상을 금리 동결로 대응한 셈이 된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일(10일) 임기 중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물가 불안이 다시 커진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한국은행으로서도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기 쉽지 않은 국면이라는 평가다. 이번에도 동결이 이어질 경우 이 총재는 복잡한 금융환경 속에서 재임 기간의 절반 이상을 금리 동결로 대응한 셈이 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내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창용 총재 임기 중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에서 정책 방향 변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지만, 금융권에서는 기존의 신중한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 중 93명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 조정보다는 관망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가·환율 복잡한 시장상황에…"금리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환경"


이번 금통위에서 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장 큰 이유는 물가와 환율 변수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각각 배럴당 109달러, 111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장중 153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유동성 확대로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환율 불안까지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로 금리를 인상하기에도 부담이 적지 않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개선 흐름에도 불구하고 내수·건설·투자 등 전반적인 회복세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정부가 26조2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경기 보강에 나선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재정 정책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현재는 금리를 인하하거나 인상하기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물가 불안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신호로 보기는 어렵고 추경으로 유동성이 공급된 만큼 금리를 올릴 경우 정책 효과가 일부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금리 상승 속 대출 증가…정책 제약 확대


금융시장 불안과 가계부채 흐름도 금리 결정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중동발 리스크 이후 시장금리는 빠르게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월 말 3.062%에서 4월 초 3.432%로 약 0.37%포인트 상승했고, 회사채 금리 역시 AA- 등급 기준 4.18%까지 오르며 기업 자금조달 부담이 확대됐다.

이 같은 금리 상승 환경 속에서 가계대출은 오히려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3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5000억원 증가해 전월(2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은 1월 1조4000억원, 2월 2조9000억원, 3월 3조5000억원으로 3개월 연속 증가하며 상승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3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원 증가하며 전체 증가를 주도했고, 상호금융권 집단대출과 기타대출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자금 수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높아지고 성장 둔화 우려도 제기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는 정책 대응이 관망 기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하 필요성은 낮추면서도 물가 리스크 대응 차원의 매파적 소통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장 동결' 기록…임기 절반 이상 금리 묶였다


이처럼 물가·환율·경기·가계부채 등 주요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금리를 어느 방향으로도 쉽게 조정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최근의 동결 기조는 정책 선택이라기보다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 재임 기간 전체를 놓고 보면 동결 기조가 두드러진다. 한은은 2023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기준금리 3.50%를 약 22개월간 유지했는데, 이는 2008년 3월 '기준금리' 체계 도입 이후 최장 동결 기록이다. 이어 2025년 5월 인하 이후부터 2026년 4월까지 다시 동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동결이 확정될 경우 이창용 총재는 2022년 4월 취임 이후 약 48개월 임기 중 약 33개월 기준금리를 동결 상태로 유지하게 된다. 이는 전체 재임 기간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금통위 횟수로 봐도 동결 비중은 높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2025년 7·8·10·11월과 2026년 1·2월까지 여섯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해 왔다. 이번까지 동결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5월 인하 이후 7회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 재임 기간 전체 금통위 기준으로 보면 총 20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하게 되는 셈이다.



과거와 다른 '동결'…복합 리스크 관리 국면


이 같은 통화정책 흐름은 과거에도 반복된 바 있다. 한국은행은 2009년 2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약 17개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도 약 17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경험이 있다. 다만 당시가 저성장·저물가 국면에서 경기 흐름을 지켜보는 성격이 강했다면, 이창용 총재 재임 기간의 동결은 고물가·고환율·가계부채·집값 등 복합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과거의 장기 동결이 '기다림'에 가까웠다면 이번 동결은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서의 버티기' 성격이 더 짙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는 물가와 환율, 경기 변수들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어 금리를 섣불리 조정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는 국면"이라며 "결국 이번 금통위는 금리를 바꾸기보다는 향후 어떤 리스크를 더 경계할지, 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총재의 마지막 선택이 동결로 이어질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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