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자님 때문에 인생 망쳐"‥호카 '계약해지'에 '맷값 2억' 제시
2026.01.07 20:05
◀ 앵커 ▶
하청업체 대표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유명 운동화 브랜드 '호카' 수입업체 대표가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있는 호카 본사는 한국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걸 알고 있다며, 해당 수입 업체와의 계약을 전격 해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원석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유명 러닝화 '호카'의 국내 총판 대표 조성환 씨가 하청업체 대표와 직원을 불러내 무차별 폭행한 건 지난달 16일.
[조성환/당시 '호카' 수입 총판 대표 - 하청업체 대표, 직원]
"너 나 알아? <악!> 너 나 알아? 야, 너 나 아냐고. <이러지 마세요.>"
이들이 거래처를 빼앗으려 하고, 자신을 욕하고 다닌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습니다.
[조성환/당시 '호카' 수입 총판 대표 - 하청업체 대표, 직원]
"<이러지 마세요. 진짜 제발요.> 너 나 알아? <모른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왜 떠들어. 왜 떠들어. <이렇게 폭력적으로 하시면 안 되죠.> 야 이 XXX아!"
조 씨의 폭행 사실이 보도된 지난 2일 이후, '호카' 불매 운동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업체 측은 4일 밤 "조 대표가 사안의 중대함을 무겁게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5일과 6일 이틀간, 조이웍스앤코 주가는 14% 넘게 급락했습니다.
결국 조 씨는 오늘 사임했습니다.
조 대표는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물리력 행사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순간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화를 다스리지 못한 대가는 컸습니다.
'호카' 본사인 미국 기업 '데커스'는 조 씨가 대표로 있던 수입 업체와의 계약을 오늘 전격 해지했습니다.
'데커스'는 MBC에 보내온 입장문을 통해 "호카 유통업체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걸 안다"며, "유통업체에 본사와 같은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무관용 원칙'의 일환으로 해당 유통업체와의 관계를 종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씨는 사임 의사를 밝힌 시점이 본사의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뒤인지를 묻는 MBC 질의에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원석진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 앵커 ▶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폭행한 조 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자신도 맞았다"며 수차례 억울함을 표시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맞고소도 취하하지 않았는데, 그러면서도 합의금 조로 2억 원을 제시한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피해자들은 사실상 '맷값 제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어서 문다영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폭행당하다 겨우 도망친 하청업체 대표와 직원이 구급차로 이송되는 동안에도 조성환 씨의 협박은 계속됐습니다.
"다시 그 자리로 와라", "진짜 죽는다", "오늘부터 너희 인생을 망쳐줄게" 등의 문자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조 씨의 사과는 폭행 19일 만인 지난 4일 처음 나왔습니다.
첫 보도 이틀 뒤였습니다.
"오만함과 경솔함으로 상처를 드렸다", "사과를 전할 기회를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추가 폭행 두려움에 조 씨 연락에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만나자", "합의하자"고 종용하던 조 씨는 어제, 합의금을 제시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사비로 각각 2억씩 준비할 테니 합의 좀 봐달라", 피해자들에게 직접 하는 말이 아닙니다.
조 씨가 지인에게 피해자들과 합의를 봐달라고 부탁, 혹은 지시를 하는 내용입니다.
이를 전달받은 피해자들은 '맷값 받고 끝내라'는 강요로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피해 남성 (하청업체 대표)]
"'맷값' 줄 테니까 합의 좀 보게 해달라 이런 거죠. 참담하죠. 사퇴하는 것도 본인 회사의 임직원들하고 그 사람들에 사과한 거지 저희에 대한 사과는 없었어요."
"나도 몸싸움 중 목도 긁히고 허리도 다쳤다"는 말도 황당했다고 합니다.
쌍방 폭행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셈인데, 조 씨는 피해자들에 대한 폭행 고소를 아직 취하하지 않았습니다.
조 씨 측은 프랑스에서 신발을 수입해 파는 한 러닝화 매장에 피해자들이 투자한 걸 두고 "거래처를 뺏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폭행도 그 시도를 막으려다 발생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직원 10명의 소규모 업체가 한 해 매출이 8백억 원에 달하는 회사의 거래처를 빼앗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조 씨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취재진을 탓했습니다.
[조성환/전 '호카' 총판 업체 대표]
"기자님 때문에 제 인생 다 망쳤어요. 사실도 아닌 걸 가지고. <어떤 부분이 혹시 사실이 아닐까요?>"
경찰은 다음 주중 조 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문다영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승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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