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의사 절반 써봤다지만"…의료 AI, 현장은 '100점 만점에 30점'
2026.04.09 13:39
의사 47.7% “AI 활용 경험”…실질 활용은 제한적
클라우드 전환·인재 양성 관건…향후 3~5년이 분수령
연동건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는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코리아 헬스케어 콩그레스(KHC2026) 오프닝 세션에서 “의료는 AI의 파급력은 크지만 도입 속도는 가장 느린 분야이다. 병원의 AI 도입을 점수로 평가하면 30점 수준”이라며 “의료진의 수용성과 책임 문제, 최첨단 알고리즘 도입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2월 26일 발표한 ‘2025년 의료 AI 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등록 의사 2125명 중 의료 AI 활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7.7%로 나타났다. 3년 전 약 10% 수준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지만, 실제 활용의 깊이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병원의 구조적 한계도 장애물로 꼽힌다. 최종원 삼정KPMG 상무는 “병원의 AI 도입 수준은 40점 정도”라며 “일반 기업이 AI를 생존 경쟁력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의료기관은 아직 필수 투자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형병원일수록 복잡한 레거시 시스템으로 인해 혁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산업 구조 역시 걸림돌이다. 국내 의료시장은 수가 중심 구조를 갖고 있어 AI 도입이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부대표는 “의료 AI는 ‘얼마나 많은 생명을 살렸는지’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렵고, 결국 수가로 보상받아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국내 시장은 규모와 수가 측면에서 사업성이 가장 큰 허들”이라고 짚었다.
기술 인프라 측면에서는 클라우드 전환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보안 우려로 도입이 지연돼 왔지만, 최근에는 연산 중 데이터 암호화 기술 발전으로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다만 병원 현장의 심리적 불안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방식 등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민성 KT AX사업본부 팀장은 “최근 1~2년 사이 병원들이 AI 활용과 클라우드 도입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병원과 IT 기업들의 협력 사례처럼 향후 의료 AI의 주류는 클라우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3~5년이 의료 AI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동건 교수는 “의사와 공학을 동시에 이해하는 ‘의사공학자’가 늘어나면서 변화의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고 했고, 김치원 부대표는 “병원들이 다양한 AI를 직접 활용해보며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도 의료 AI 확산을 위한 지원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윤현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 사무관도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개정과 디지털헬스케어법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병원 현장의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리사 이시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부원장은 ‘헬스케어의 새로운 미래’ 발표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산업은 AI와 헬스케어이고, AI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핵심 기술”이라며 “병원은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AI를 적용하기 위해 명확한 전략적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Korea Healthcare Congress(KHC 2026)는 올해로 17회를 맞아 ‘AI 시대, 병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열렸다.
이성규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은 의료서비스와 병원 운영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고, 초고령사회와 필수의료 강화라는 과제 또한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병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축사에서 “정부는 이번 행사에서 제시된 발제와 정책 제언, 그리고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보건의료 정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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