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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창사 후 첫 파업 위기 직면한 삼성바이오로직스…영향은?

2026.04.09 08:32

이 기사는 2026년04월02일 0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선두 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창사 이래 첫 파업이라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창출한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노동조합이 파격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노사 양측의 협상이 극심한 교착상태에 빠지며 다음 달 전면 파업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CDMO 사업의 본질이자 핵심인 공급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빅파마 15곳 이상을 고객사로 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급망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에만 5조5000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신뢰도 하락과 더불어 조단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의약품 생산 차질은 단순한 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넘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며 국내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AI 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13차례 교섭에도 평행선...쟁점은

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총 13차례에 걸쳐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보상 규모'와 '경영권 개입'에서 극명하게 갈린다. 노조는 지난해 회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6.6% 급성장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된 만큼, 그에 합당한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삼성전자 등 주요 그룹 계열사 기준에 맞춘 6.2%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며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귀국하는 대로 노사는 비공식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는 노사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오는 21~22일 사업장 집회를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위원장은 "협상이라는 게 우리가 요구한 100%를 관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율할 가능성은 당연히 열려 있다"면서도 "존 림 대표이사를 여러 번 만났지만 본인의 실질적 권한이 커 보이지 않았다.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했다면 어떤 식으로든 책임 있는 제안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안 받으면 어떡할 거냐는 식의 엄포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측이 제시안 방안은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해 온 결과물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가이드라인을 비슷하게 끼워 맞춘 수준"이라며 "회사가 자기 패는 다 가리고 우리 패만 다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인 만큼 우리 역시 패를 숨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영문 보도자료 해외 배포 문제도 노사 갈등의 골을 키웠다. 노조는 지난달 24일 파업 찬반 투표를 앞두고 대행업체를 통해 영문 보도자료를 해외로 송출하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고객사들에게 중대한 구조적 공급망 리스크를 초래할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이는 마침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 제약·바이오 행사(DCAT Week)에 참석 중이었던 존 림 대표에게까지 고객사들의 직접 문의가 이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영문 보도자료 배포 자체가 고객을 볼모로 회사와 협상하겠다는 의도로 읽혀 매우 놀랐다"며 "그동안 쌓아온 시장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동일 수 있고 회사에 큰 타격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전 파업 및 공장 가동 중단 사례와 손실 규모 분석 (자료=각사, 팜이데일리 재구성)


이전 삼성전자 파업 사례를 통해 본 경제적 손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업 위기는 삼성그룹 전체에서 '연쇄 파업 위기'라는 더 큰 맥락에서 읽힌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3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찬성률 93.1%로 가결되며 약 2년 만에 다시 파업 가능성이 불거졌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그룹인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후 55년 만인 2024년 첫 파업을 경험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약 25일간 파업을 이어가며 반도체 사업에 직접적인 차질을 빚었다. 특히 당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경쟁에서 SK하이닉스(000660)에 밀리는 상황에서 파업이 겹치며 기술 경쟁력 회복이 지체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업 역시 글로벌 CDMO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 론자와 후지필름 등 경쟁사에 수주 기회를 헌납할 수 있다.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 1개 사업장(공장) 24시간 셧다운(가동 중단) 시 하루 약 2조4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당시 한국 반도체 1개월 수출 금액(13조5900억원)의 17.6% 비중에 달했다. 이번 파업의 경우 삼성전자에만 5조~1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또한 수출 규모에 근거한 추정금액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삼성전자보다 파업으로 인해 더 큰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는 연속 공정이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가동 중단으로도 배양 중인 세포를 전량 폐기해야 하며 설비 재가동을 위한 세척과 검증에만 수십 일이 소요된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납기 계약 이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위약금은 물론 향후 수주 경쟁력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90% 이상이 해외 수주에서 발생하고 78만5000ℓ 규모의 글로벌 최대 수준 생산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CDMO시장에서의 입지를 고려할 때 파업은 국가적 손실을 입힐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노조의 파업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뼈아픈 사례들이 존재한다. 2022년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Pfizer) 호주 제조 공장 파업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시 코로나19백신 생산으로 250억달러(약 38조원)라는 기록적인 이익을 거둔 화이자를 상대로 핵심 제조 공장 노동자들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대폭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조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 사태는 단순히 해당 공장의 손실을 넘어 온도에 민감한 백신 등 콜드체인(저온 유통 체계) 의약품의 글로벌 공급 셧다운 불안감을 가중시키며 글로벌 의료계 전반에 막대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스위스 론자나 일본 후지필름 등 글로벌 CDMO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추격해 오는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격변기에 파업 리스크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은 경쟁사들에게 블루오션을 헌납하고 스스로 미래 성장 동력을 깎아 먹는 행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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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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