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쓸 돈이 없어서"…지난해 국민연금 '반환일시금' 수령자 8년만에 최대
2026.04.09 12:00
임의계속가입 줄고 일시금 늘고…"정책 배려 절실"노후 자금의 최후 보루인 국민연금 수급권을 포기하고 일시금으로 정산해 찾아가는 이들이 8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가입 기간이 부족할 때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맞이한 상황에서, 임의계속가입을 통해 노후 안전망을 보강하기보다 당장의 생계 자금 마련을 위해 일시금을 받아가는 이들이 늘면서 노후 빈곤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후 대신 당장 생계" 국민연금 반환일시금 1.3조 '사상 최대'
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반환일시금 수급액은 1조325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환일시금을 수령한 인원 또한 19만9383명으로 전년(19만6290명) 대비 증가하며 2017년(20만1278명)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1년 18만9205명(9407억 원)이었던 수급자와 수급액은 2022년 19만9170명(1조744억 원)으로 늘었다가 2023년 17만5279명(1조1469억 원)으로 잠시 주춤했다. 이어 2024년 19만6290명(1조2647억 원)을 거쳐 지난해 금액 기준 역대 최대 규모와 8년 만의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반환일시금은 가입 기간 10년 미만인 자가 60세에 도달하거나 사망, 국적 상실 등으로 가입 자격을 유지할 수 없을 때 지급되는 '청산적 급여' 성격의 제도다. 2024년 기준으로는 연령 도달로 인해 반환 지급된 건수가 전체의 69.6%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 바 있다. 국민연금의 기본 급여인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하는데 가입 기간이 그에 미치지 못한 경우다. 그다음은 국외 이주(19.4%), 가입자 자격 상실 후 1년 경과(5.9%), 사망(5.0%) 순이었다.
가입 기간 10년에 못 미치는 가입자가 연금 수령 개시 연령에 도달했을 때 일시금으로 받을지, 임의계속가입을 통해 10년 이상을 채워 연금으로 받을지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임의계속가입을 통해 노후를 보강하기보다, 반환일시금 수령을 통해 당장의 '급전'을 마련하는 상황에 직면한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민연금 임의계속가입자 수는 지난해 45만4886명으로 2024년(47만9224명)과 비교해 5%가량 감소하며 2년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수급권 포기 시 극빈층 전락 위험…임의계속가입 유인 및 정책 배려 절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일시금 수령보다 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환일시금은 납부한 보험료에 정기예금 이자를 더해 지급하는 반면, 연금은 물가상승률이 반영되며 사망 시까지 매월 지급된다. 남창주 연구위원은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보유 자산이 고갈될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당장의 목돈이 주는 유혹보다는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은 연금 수급권의 가치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39.7%)인 우리나라 고령층의 빈곤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반환일시금을 받아 가는 분들은 대개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아 당장의 생활비가 급한 경우가 많다"며 "정기적인 소득원인 연금을 포기하고 목돈을 생활비로 소진해버리면, 정작 더 고령이 되었을 때 기댈 곳이 없는 '극빈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고 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 보장의 핵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임의계속가입 유인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의 가입 기간 확보를 돕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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