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코너] “월세 공짜” 공실 늘자 콧대 낮춘 가로수길 건물주들
2026.04.09 00:48
팝업스토어 유치하는 방안 검토
1990년대 ‘오렌지족’의 본거지였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은 이후 30여 년간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서울의 노른자위 땅으로 통했다. 세계 최고 상권에만 문을 여는 애플스토어 국내 첫 매장도 2018년 이곳에 들어섰다. 2010년대까지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앞다퉈 입점하려 줄을 서며 가로수길 건물주들의 위상은 ‘갑 중의 갑’으로 꼽혔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상권 침체가 장기화하고 공실률이 40%를 넘어서자, 콧대 높던 건물주들이 월세를 인하한 데 이어 ‘무상 임대’ 카드까지 검토하고 있다.
가로수길 건물주 20여 명이 모인 ‘가로수길 지역 번영회’는 6월 열리는 지역 축제를 앞두고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평당 50만원 선인 월세를 받지 않고 팝업스토어 등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전기료 등 공과금과 대행사 수수료는 임차인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현재 건물주 5~6명이 이런 ‘무상 월세 팝업스토어’ 유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로수길 건물주들의 이런 움직임은 지역 상가 공실률 때문이다.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가로수길 공실률은 45.2%다. 가로수길 지역만큼은 아니지만 청담동(공실률 13.4%), 강남역 일대(11.3%) 등 강남 지역 다른 상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타격을 입은 강남 지역 상권이 일상 회복 후로도 좀처럼 예전 명성을 되찾지 못하는 건 높은 월세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강남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식당이나 카페들이 서울 성수동이나 한남동으로 떠나간 것도 한몫했다. 작년 4분기 기준 성수동 공실률은 2.5%, 한남동·이태원은 7.9% 수준이다.
강남 건물주들이 월세를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일대 건물주들은 2017년 상권 쇠퇴를 막기 위해 월세를 최대 50%까지 낮춘 적이 있다. 그 결과 압구정 로데오 일대는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은 기업 임차인이 많아 건물주들은 공실이 생겨도 높은 월세를 고수하는 경향이 강하고, 그렇다 보니 상권의 개성을 유지해 줄 소상공인들이 떠나면서 공실률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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