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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견 들어야 제도 실질효과" [제9회 서울인구심포지엄]

2026.04.08 18:30

<강연> 한재석 KT&G 인사부장

파이낸셜뉴스와 한반도 미래인구연구원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인구심포지엄에서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한재석 KT&G 인사부장(사진)은 저출산 대응 복리후생 제도의 핵심은 타사 모방이 아닌 자사 직원의 목소리를 듣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KT&G에서 15년간 인사 업무를 담당해 온 한 부장은 "책상에서 만든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제도 설계에 앞서 구성원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부장은 지인이 운영하는 제조업체 사례를 들어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직원 의견을 수렴하라고 조언했더니 결과물은 대학 학자금 지원 제도였지만, 해당 회사 직원 대부분은 자녀가 이미 성인이 된 고령 남성이었다. 의견수렴이 실질적으로는 결정권을 가진 부장 두 명의 목소리만 반영한 셈이었다.

한 부장은 "남성 비율이 높고 평균연령이 45세인 중화학공업체에 어린이집을 만들거나 교대 근무자에게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 형평성 불만만 키울 수 있다"며 "업종·연령·성별 구성에 따라 효과적인 제도는 전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좋은 제도라도 조직의 특성과 맞지 않으면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KT&G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사 인구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제도를 설계했다. 제조업 분야의 특성상 특유의 장기근속 문화가 강한 만큼, 입사 초기에 출산·육아가 집중되고 소득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성에 주목했다. 이에 초기 경력자에게 지원을 집중하고, 경력이 쌓여 소득이 오르는 시기에는 지원을 조정하며, 정년을 앞두고 자녀 대학 진학과 노후 준비가 겹치는 시기에는 관련 자산 준비를 돕는 생애주기 맞춤형 구조로 설계했다.

구체적인 지원 내용을 보면, 난임시술비는 재직 기간 중 최대 5000만원 한도로 지원한다. 출산지원금은 첫째 500만원, 둘째 1000만원, 셋째 이상은 2000만원을 비과세로 지급하며 육아지원금은 만 6세까지 첫째·둘째 월 30만원, 셋째 이상은 월 50만원을 지원한다. 이 비용은 사내 근로복지기금을 통해 지급되기 때문에 실질 수령액 기준으로 연봉 500만원에 준하는 수준이라는 게 한 부장의 설명이다.

한 부장은 "많은 기업이 자사를 들여다보기보다 좋아 보이는 타사 제도 벤치마킹에 집착하다 제도 도입 자체가 목적이 되는 역효과를 낳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리후생 제도를 도입할 때는 기업의 인구구조 진단과 직원 참여 설계를 반드시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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