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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직전’ 이란도 혼란…“완전붕괴 걱정 대통령과 ‘숨은 국가’ 혁수대 또 충돌”

2026.04.08 18:32

반정부매체 “지난 4일 대통령과 실력자 언쟁”
페제시키안, IRGC 총사령관 등 비난했단 전언
“주변국 공격, 휴전가능성 없애 ‘대재앙’ 몰아”
매체 “IRGC, 인사·행정권 막고 권력중심 장벽”
“모즈타바 선출도 깜깜이…율법수호이념 붕괴”
혁수대 보급난도 심화 “거리서 자고 하루 한끼”
공습에 공안도 휘청…요인 제거, 130곳↑ 타격
前왕세자 “수만명 학살정권” 정규군 봉기 촉구
미국과의 2주 휴전과 이슬라바마드 종전 협상(오는 10일)에 극적 합의하기 직전, 이란 정권도 안팎으로 흔들렸던 모양새다. 특히 수뇌부 내홍이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온건파로 이란 경제·민생붕괴를 우려해온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최고지도자 친위 군사조직) 강경파의 독단이 휴전 가능성을 틀어막는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신정(神政)통치 저항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은 최근 7일(현지시간)자로 이란 대통령실과 가까운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일 토요일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측 실력자인 호세인 타에브 전 혁명수비대 정보국장 사이에 긴장된 언쟁이 있었다”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 대화가 평소와 달리 매우 어렵고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고 단독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 시한을 6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로 예고했던 시기로 추정된다. 매체는 “회의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IRGC 총사령관 아흐마드 바히디와 카탐 알 안비야 중앙사령부(정규군·IRGC 통합사) 총사령관 알리 압돌라히가 독단적으로 행동하며 주변(걸프)국, 특히 그들의 기반 시설을 공격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이란인터내셔널 보도 사진 갈무리]


특히 “페제시키안은 그런 정책이 휴전의 남은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고 이란을 ‘엄청난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또 자신의 ‘정확한 평가’라며 이란 경제가 장기전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이며 현재 상황에선 완전한 경제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지난달 28일에도 페제시키안이 바히디와 충돌, 3~4주내 경제붕괴를 전망했다고 보도했었다.

이같은 갈등이 이란 내부 권력의 지각변동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번 충돌은 이란 내부에서 군부와 정보기관이, 선출된 정부와 전통적 성직자 계층을 점차 밀어내는 등 광범위한 권력이동 증거가 늘어난 가운데 발생했다”며 “정통한 지역 소식통은 지난 2월, 40년 넘게 이슬람공화국을 규정해온 벨라야트 에 파키흐(율법학자의 수호) 모델이 근본적 변화를 겪고 있으며 심지어 ‘이념적 붕괴’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전통적인 자격과 직책에 수반되는 정당성이 부족함에도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임명된 건 불투명한 과정으로 이뤄졌으며, 이는 사실상 전통 성직자들을 배제하고 IRGC 군사정보기관이 완전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 과정은 많은 내부 인사들이 ‘이슬람공화국의 숨은 국가(hidden state)’라고 부르는 형태를 더욱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대통령 권위가 계속 약화돼왔다며 “소식통에 따르면 IRGC는 페제시키안의 임명과 결정에 저항하며 사실상 정부의 행정 통제권을 박탈하고 권력 중심부에 보안장벽을 세운 상태”라며 “대통령이 새 정보부 장관을 임명하려던 시도는 바히디의 직접적인 압력으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바히디 총사령관은 모든 후보를 거부하며 “전시 체제에서 주요 직책은 당분간 수비대가 직접 선발·관리해야 한다”고 맞섰다고 한다. 매체는 “대통령의 불만에도, IRGC의 압력에 따라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를 최고국가안보위(SNSC) 사무총장으로 임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례도 거론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AP 연합뉴스. Sepahnews 제공]


정치적 내분과 더불어 군 일선의 보급난도 심화했다고 한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최근 72시간 동안 확보한 보고’에서 IRGC와 산하 군사조직 바시지 민병대의 물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작전 부대는 식료품, 위생시설, 숙소 등 기본적인 보급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이어진 인프라와 기지 공격으로 인해 많은 수비대 및 바시지 요원들이 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하루 한끼 식사만 제공받는다고 한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량이 지급되자 일부 장병들은 어쩔 수 없이 사비를 들여 상점과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어야 했다”는 소식통 전언도 있다. 국영은행 전산장애로 군인들의 급여와 복리후생 지급이 지연되고 있고, 우선 대우를 받아온 IRGC 미사일부대조차 심각한 통신장애와 식량부족 속에 미사일 기술부품만 보급받고 있었단 후문이다.

한편 이란 대내 시민 통제망도 타격을 입었다고 매체는 주목한다. 이란인터내셔널은 7일(현지시간) ‘시민 제보와 자료’를 토대로 전쟁발발 약 한달 만에 최소 130곳 이상 관련 시설이 공격받거나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바시지 건물 57곳, 파라자(FARAJA·경찰사령부) 시설 43곳, 혁명수비대 기지 10곳, 탄압에 관여한 보안시설 11곳, 사법·국영방송 기관들도 이스라엘의 공습 표적이 됐다고 한다.

최근 이란 보안군 측 사망자는 약 5000명이며 부상자는 2만1000명에 이른 것으로도 전해졌다. 매체는 미·이스라엘의 공습이 내부 보안시스템 모든 계층에 영향을 줬다며 “사망했다고 알려진 고위인사엔 오랫동안 탄압을 총괄해온 알리 하메네이(전 최고지도자)를 비롯해 정보부 장관과 차관 여러명, IRGC와 바시지 고위사령관, 테헤란 탄압기구 연관 사령관들, 경찰 정보부 관계자, 에빈 교도소(정치범수용소)와 테헤란 검찰체계 관련 관리들을 포함한 사법부 구성원들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란 이슬람공화국에 저항하며 해외 망명한 채 활동 중인 레자 팔레비 전 이란 왕세자가 4월 7일(현지시간) 이란 정규군과 국민들을 향한 봉기 촉구 호소 영상을 페이스북과 X(옛 트위터) 공식 계정 등에 게재했다. 미국과 이란 정권 간 개전 39일 만에 ‘2주 휴전’ 합의를 발표하기 불과 수시간 전 이같은 메시지가 나왔다.[레자 팔레비 X 공식계정 영상 갈무리]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에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도 외부에서 목소리를 냈다. 망명해 활동 중인 그는 한국시간으로 8일 새벽 X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이란 정규군을 향해 “여러분은 이 땅의 애국적이고 명망높은 장군들의 후계자”라며 “이란 거리에서 이슬람공화국에 종속된 외세의 요인·범죄자들이 날뛰고 꼴을 보고 어떻게 침묵하고 무기력할 수 있느냐”고 했다.

‘자유 이란’을 주장해온 팔레비 전 왕세자는 “테러리즘과 억압의 이슬람공화국과 혁명수비대는 여러분의 눈앞에서 이 나라의 가장 순수하고 용감한 자녀 수만명을 학살했으며, 매일 더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슬람공화국과 외세 용병들로부터 이란 국가군의 명예와 신뢰를 지켜달라”고 했다. 또 “위대한 이란 국민들은 큰소리로 군대의 국가적 역할을 요구해주시라. 그들에게 조국과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시라. 너무 늦기 전에”라며 반정부 봉기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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