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참여…고려아연 주식 파나
2026.04.08 17:10
한화가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120% ‘초과청약’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최대주주가 ‘안전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명분을 강화해 시장 불신을 누그러뜨리고, 재무건전성 개선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화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화솔루션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의 건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한화그룹 대주주인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등이 지분 54%가량을 보유한 회사다.
한화는 한화솔루션 지분을 36.66% 가진 주주로, 배정된 신주 2111만8546주를 주당 3만3300원에 전량 인수하고 다른 주주들이 덜 청약할 경우를 대비해 주식 수의 20%를 추가로 더 사면서 배정 물량의 120%를 소화하기로 했다. 총 인수 주식 수는 2534만2255주로, 예상 납입금액은 약 8439억원이다. 발행가액은 오는 6월17일 확정될 예정이고 최종 발행가액과 실권주 규모 등에 따라 최종 인수 수량과 주금납입총액이 변동될 수 있다.
이는 지난달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으로 커진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26일 보통주 72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자금은 2조3976억원 규모로 60% 이상인 약 1조5천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나머지 약 9천억원은 태양광 기술·설비 투자에 쓰기로 했다. 당시 회사는 태양광·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길어졌고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커지면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유상증자가 대규모로 결정됐다는 점, 조달금의 상당 부분이 빚 상환에 쓰인다는 점 등으로 인해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식 수를 늘려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낳는 만큼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더해 60% 이상이 성장을 위한 투자가 아닌 빚 정리용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소액주주의 분노를 키웠다.
한화는 이번 유증 참여 결정이 한화솔루션의 미래 가치를 확신하고 주주가치 향상 계획을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한화솔루션의 가치를 산정했을 때 유상증자 참여가 투자 수익성 측면에서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전통 에너지 의존도를 완화할 대안으로 중요성이 부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 재원을 비핵심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재무안정성, 사업역량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고 중장기 사업전략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한화가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투자부동산 3505억원, 타법인 출자금액 5조9553억원 등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납입일인 6월30일까지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만큼 현금화 속도가 빠른 타법인 지분 매각을 꾀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 지분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가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은 1.28%(23만8358주)로 장부가액은 약 3137억원이다. 앞서 한화는 2022년 고려아연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목적으로 자사주를 맞교환했는데, 고려아연은 2024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한화 지분을 먼저 처분하면서 한화의 지분 보유 명분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 관계자는 “매각 전 협상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구체적 매각 대상을 특정하거나 확인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5월14일, 구주주 청약은 6월22∼23일,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6월25∼26일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7월10일이다.
유하영 기자 y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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