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풀린 뒤 1척당 60억 ‘운송비 폭탄’…화주-선사 소송전 갈 듯
2026.04.08 17:28
해외 선사들 ‘체선료’ 청구 움직임
화주사 “전쟁은 불가항력” 반발
분쟁 시 국제중재 신청 가능성
화주사 “전쟁은 불가항력” 반발
분쟁 시 국제중재 신청 가능성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해외 선사들은 페르시아만에 대기 중인 선박이 운항을 재개한 뒤 화주사에 체선료를 청구할 전망이다. 일부 해외 선사들은 이미 국내 화주사에 서한을 보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국내에 도입할 원유를 실은 유조선 7척도 묶여 있는 상태다.
체선료란 화주가 약정된 기간 내에 선적이나 하역을 마치지 못해 선박이 대기할 경우 선사에 지급하는 지연 비용으로 통상 일별로 산정된다.
문제는 해협 봉쇄와 같은 사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대기 시간을 통상적인 지연으로 보고 체선료로 부과하는 것이 맞느냐를 두고 논란이 따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은 보통 사전에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두는데, 전쟁과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선주(해운사)에게 상당한 재량을 부여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주사들은 이번 사태가 ‘불가항력’에 해당해 체선료 청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당사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계약 이행이 어려워진 경우를 뜻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체선료는 선적이나 하역 과정에서 발생한 지연을 보상하는 개념인데, 전쟁이라는 예외적 상황으로 선박이 해상에 묶여 아무 조치도 할 수 없었던 시간까지 화주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현재 국제 시세를 기준으로 체선료는 하루 10만달러 안팎으로 알려졌다. 선박 1척당 하루 약 1억5000만원 수준의 비용이 누적된다고 가정하면 전쟁 발발 이후 39일째인 현재 시점에서 척당 누적 체선료는 6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선사들이 화주사에 체선료를 청구할 경우 화주사들은 지급을 거부하고 국제중재 절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해상 운송 계약상 분쟁인 만큼 영국 런던해사중재인협회(LMAA)나 싱가포르해사중재(SCMA)에서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 국제중재 전문 변호사는 “호르무즈 봉쇄 이후 해운업계에서 법적 이슈가 뜨거운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계약 문언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번 사태가 불가항력에 따른 면책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해사 전문 변호사는 “당사자들이 최대한 협의를 통해 정리하려고 하겠지만 금액이 적지 않은 만큼 국제중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수출 기업들은 물류 비용 급증으로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관계자는 “기업 상담 문의 가운데 전쟁 할증료, 반송 비용, 창고비 등 물류 관련 문의가 60% 수준”이라며 “법적 이슈가 발생할 경우 법무부와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통행료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