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 뭉뚱그렸어도 실근로보다 적게 주면 체불…포괄임금 단속 강화
2026.04.08 18:00
지난해 12월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R.EN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는 9일부터 현장의 불합리한 임금 지급을 근절하기 위해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정부가 포괄임금 관련 지침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정부가 포괄임금제의 원칙적 금지를 국정과제로 채택했지만, 관련 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길어지자 현장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노사정 협의체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의 합의 사항과 현행법·판례를 반영해 마련됐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임금을 미리 정하고,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정보기술(IT)ㆍ플랫폼 업종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공짜노동’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기사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노동 대가는 온당하게 지급해야지요”라고 힘을 실었다.
이번 지침은 기본급과 수당을 구분하지 않는 ‘정액급제’와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수당 등을 각각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지급하는 ‘정액수당제’ 방식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불가피하게 정액급제ㆍ정액수당제 약정을 체결한 경우에도 이 금액이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 수당보다 적다면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특히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는 이른바 고정OT(초과근로수당을 정액으로 지급) 약정을 체결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사용자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기본급과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을 명확히 구분해 기록해야 한다. 다만 근로시간 관리가 어려워 포괄임금제를 활용해온 사업장은 ‘근로시간 계산의 특례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사업장 밖 근무는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 재량 업무는 ‘재량근로시간제’를 통해 노사 합의로 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다.
정부는 지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정액급제 약정은 당사자 의사 등을 확인해 소정근로시간을 특정하고, 기본급과 법정수당을 구분해 산정하도록 시정조치한다. 또 ‘포괄임금ㆍ고정OT 오남용 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해, 신고가 접수된 사업장은 지방노동관서의 수시 감독이나 하반기 기획 감독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경영계는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12월 노사정 합의를 통해 정액급제는 개선하되, 정액수당제와 고정OT 형태는 금지하지 않기로 했는데, 정부가 지침을 통해 정액수당제까지 원칙적으로 금지한 건 이 합의를 위배한 것”이라며 “특히 업종이나 직무 특성상 근로시간의 엄격한 기록ㆍ관리가 어려워 정액수당제 활용이 불가피한 사업장까지 금지하는 것은 현장의 혼란과 법적 분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부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근거해 방안에 담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2020년 기준으로 10인 이상 사업장 중 근로시간을 기록·관리한다고 응답한 곳이 90% 이상”이라며 “기록 관리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사업장에 전산시스템 활용 비용을 보조하는 등 지원책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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