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위협 고도화에 … 이시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해야"
2026.04.08 17:58
유사시 군수물자 공유 협정
한미일 核공유 필요성 제기
"아시아판 나토도 창설해야"
주한미군 '현대화' 의제 놓고
美군사위원장 "北억제 집중"
안규백, 日방위상과 통화
북한이 이틀에 걸쳐 세 차례 미사일 도발에 나선 가운데 미국과 일본 주요 정치인들이 한국을 찾아 대북 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제안하고, 나아가 한·미·일 '핵 공유'의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로저 위커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한미동맹 현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동맹의 초점은 북한 억제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8일 아산정책연구원이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개최한 연례 정책포럼 '아산플래넘 2026'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한일 간 긴밀한 연계는 지역과 세계 평화에 가장 중요하다"며 "한일 ACSA 체결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ACSA는 체결 당사국끼리 유사시 탄약과 식량, 연료 등 군수물자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그는 중동 상황, 대만 해협 긴장, 북한 문제를 들어 한국과 일본이 전략적으로 연계하고 국제사회에서 공동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한·미·일 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미·일, 한미 핵 억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자뿐만 아니라 한·미·일 3국 간 상시적으로 논의하고 의사소통하는 체제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한·미·일 3국 간 핵 공유 필요성도 제기했다. 다만 직접적인 핵무기 배치보다는 핵 사용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식에 무게를 뒀다. 이시바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해 "물리적으로 핵무기를 동맹국에 배치하지는 않더라도 핵 사용에 이르는 의사결정 과정과 위험을 공유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핵 공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필요성도 언급하면서 결국에는 한·미·일 집단방위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위커 위원장은 이날 행사 축사에서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동맹을 현대화하면서도 초점은 여전히 북한에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의 작전 범위를 한반도 바깥으로 넓히려는 방침을 시사한 데 대한 반대의 목소리로 해석됐다. 앞서 이번 미국·이란 전쟁 국면에서 패트리엇 미사일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체 등 주한미군 자산 일부가 중동으로 반출되면서 전략적 유연성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위커 위원장은 "오늘날의 위협과 능력에 맞게 동맹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지만, 이러한 변화가 북한에 대한 우리의 초점을 약화시켜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우리의 주적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 그리고 핵전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이시바 전 총리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양국의 중동 전쟁 대응 전략을 공유하고 한일 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총리께서 재임하실 때 한일 관계가 상당히 많이 안정되고 그 후로 한일 협력도 상당히 잘되고 있는 상태여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이 대통령은)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전 총리는 작년 6월 이 대통령 취임 직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난 뒤 그해 10월 이시바 전 총리가 퇴임할 때까지 도쿄와 부산에서 각각 정상회담을 열며 한일 셔틀외교를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한일 국방장관 영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최근 방사포·미사일 발사 동향을 공유했다. 또한 양국 국방장관은 북핵·미사일 위협 억제 및 대응을 위해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을 긴밀히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김상준 기자 / 오수현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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