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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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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록히드마틴' 탄생 길목에 국민연금…K-방산 '빅딜' 향방 가른다

2026.04.08 16:59

[사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 손석락 공군참모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6.03.25. bjko@newsis.com /사진=편집부
한국 방위산업의 판도를 바꿀 잠재적 대형 인수합병(M&A) 거래들에서 국민연금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모펀드(PEF)들이 방위사업법상 규제를 의식해 방산 M&A에 나서기 어려운 여건인 가운데 방산 M&A는 기존 대형 방위산업체들의 사업 확장 의지를 국민연금이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산 M&A에서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합병 당시와 같이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풍산·LIG넥스원, 2대 출자자는 국민 노후재원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손재일(왼쪽 다섯 번째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이리네우 다러우(Irineu Daru) 루마니아 경제부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참석자들이 11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듬보비차주에서 열린 K9 자주포 현지 공장 착공식에서 시삽식을 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2026.02.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8일 IB(투자은행)업계와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를 추진 중인 풍산은 최대주주 풍산홀딩스가 38%를 보유(이하 2025년 12월 말 기준)하고 있고 2대 주주가 국민연금공단(7.97%)이다. 풍산은 국내 유일의 탄약 제조사다. 한화 측과 검토 중인 거래 방식은 인적분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며 최대주주 측 지분율만으로는 달성 불가능하다.

당초 풍산은 물적분할도 검토선상에 올렸다가 기존 주주 반발 등을 의식해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적분할은 방산 부문을 100% 자회사로 떼어내 회사가 통째로 파는 구조여서 기존 주주들이 방산법인 지분을 받지 못한다. 인적분할은 모든 주주에게 지분율대로 방산 신설법인 주식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소액주주도 방산법인의 주주가 돼 매각 가격의 적정성을 직접 판단할 수 있다. 한화 측이 제시한 인수하는 1조5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LIG D&A(구 LIG넥스원) 인수 추진설이 제기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대주주가 한국수출입은행(26.41%)이고 국민연금공단이 8.30%,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가 6.92%를 보유하고 있다. KAI는 국산 차세대 전투기인 KF-21의 체계종합을 맡은 항공 방위산업체다. 민영화의 1차 관문이 최대주주 수출입은행의 매각 결정이지만,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서 매각 조건과 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국민연금 "대한항공처럼 수책위 안건 올릴 수 있어"



풍산, KAI 지배구조/그래픽=윤선정
이에 따라 방산업계 재편의 의결 구조에 국민 노후재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일반적인 의결권 행사는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특정 건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안건으로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2021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에서 수책위를 열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다만 대한항공이 소액주주 다수를 결집시키면서 특별결의 커트라인(66.7%)을 턱걸이로 넘긴 69.98% 찬성을 확보했다.

만약 국민연금이 반대하더라도 방사기업들은소액주주 설득 여하에 따라 찬성으로 방향을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연금의 반대는 인수 논리의 정당성을 약화시키고 정부 승인 과정에서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풍산의 매각이 화제다. 오너의 장남이 미국 국적자로 승계가 어려운 여건에서 알짜 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이란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장남 류성곤 씨는 미국 국적자다. 방위사업법상 방산업체 경영 참여에 제약이 따른다. 풍산 측은 승계 목적이라는 논란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업 구조 재편을 검토 중인 것은 맞는다"라면서도 "승계 등 목적을 언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탄약, 전투기 등 각종 무기 생산사업이 특정 대기업 중심으로 일원화하면 한국판 록히드마틴과 같은 초대형 방산 복합체가 탄생할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이는 매수자 풀이 기존 방산 대기업으로 사실상 고정된 구도이기 때문이다. 대주주 국적 제한이 존재하는 방위사업의 특성상 PEF가 주요 참여자로 참여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경쟁 입찰을 통한 적정 가격 형성이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PEF 업계 관계자는 "방위사업법상 대주주 요건이 엄격해 글로벌 출자자(LP)가 포함된 PEF들은 방산 인수 합병 참여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인수 후 엑시트(자금 회수)도 같은 이유로 다른 PEF나 해외 업체에 넘기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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