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452억 매출 ‘메이플 키우기’… 방치형 RPG, 숏폼에 밀린 게임 구원투수로
2026.04.08 16:44
넥슨·넷마블, 방치형 게임 연달아 출시
“흥행 가능성 높고 개발비 낮아”
기존 IP 활용해 기존 팬+신규 이용자 확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키우기’류의 방치형 게임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관련 신작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개발비가 낮은 방치형 게임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인기 게임 지식재산권(IP)의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8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넥슨의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 ‘메이플 키우기’는 지난달 국내 앱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합산 매출이 452억원으로, 모바일 게임 중 1위를 기록했다. 연초 확률 조작 논란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고 매월 4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1위를 자리를 지켜냈다. 올해 들어 누적 매출은 1300억원에 육박한다.
넷마블이 지난달 출시한 방치형 RPG ‘스톤에이지 키우기’도 올 3월 매출이 142억원으로 순위권(6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short-form·짧은 동영상) 콘텐츠가 모바일 게임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하자, 게임사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방치형 게임을 주목하고 있다. 방치형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스스로 성장하거나 재화를 획득하는 구조로, 조작이 간편하고 장기간 접속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짧은 시간 동안 접속해도 캐릭터 성장을 체감할 수 있어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유저’를 끌어들이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대인은 나이를 불문하고 숏폼 시청에 익숙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공들여 복잡한 퀘스트를 풀어나가야 하는 게임보다 틈틈히 시간 날 때 잠깐 접속해도 진행되는 방치형 게임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 이용률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70.5%에서 지난해 50.2%로 하락했는데, 게임 대신 숏폼, 애니메이션, 드라마·영화 등 영상 콘텐츠 시청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방치형 게임은 개발 비용이 적게 들어 그간 중소·인디 게임사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대형 게임사들도 주력 IP를 활용해 해당 장르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의 ‘포켓몬’이나 ‘슈퍼마리오’ 같은 장수 IP 육성이 목표인 국내 게임사들은 새로운 방치형 게임을 개발하는 대신 기존 IP를 재해석해 세계관을 확장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넥슨은 대표 IP 메이플스토리 기반의 ‘메이플 키우기’가 흥행하자 연내 ‘던전앤파이터’ IP를 방치형 RPG로 만든 ‘던파 키우기’를 선보이기로 했다. 넷마블도 2023년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성공시킨 경험을 토대로 방치형 RPG 장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 세계 누적 이용자 2억명을 돌파한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한 ‘스톤에이지 키우기’를 공개했다. 위메이드맥스도 누적 다운로드 6000만건을 기록한 윈드러너 IP를 방치형 RPG로 만든 ‘윈드러너 키우기’를 지난달 필리핀, 홍콩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출시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미 인지도가 높은 IP의 세계관을 재활용하면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기존 IP 팬층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신규 이용자도 확보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지난달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본시장 브리핑에서 “‘메이플 키우기’ 신규 이용자 비중이 절반 이상이고, 이용자 연령도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성공 공식이 진입장벽이 낮고 이용자가 신경을 덜 써도 되는 방치형 게임과 게임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핵심 게임팬’을 겨냥한 PC·콘솔 대작으로 양극화되면서 게임사들도 두 가지를 동시에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선회 중이다.
펄어비스의 AAA급 신작 ‘붉은사막’이나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처럼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흥행작은 개발 기간이 길고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데, 출시 전까지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에 게임사들은 방치형 RPG 장르로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작에 투자해 위험 분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기존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슈팅·서브컬처 콘솔 신작과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미래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크래프톤도 19개의 개발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차세대 IP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2년간 다양한 장르의 신작 12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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