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강력한 AI 통해 글로벌 영토 넓힐 것”
2026.04.08 14:13
자체 금융 LLM 기반 대화형 AI로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 고도화
인도네시아·태국 이어 몽골 진출…글로벌 전략 본격화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 수신 성장·비여신 확대로 성장 지속 자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추진…차세대 금융 인프라 선점 시동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카카오뱅크의 다음을 이끌 핵심 축으로 인공지능(AI)와 글로벌 영토 확장을 제시했다. 수신 중심의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벗어나 투자·결제·퇴직연금·해외시장으로 외연을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까지 아우르는 미래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2026 프레스톡에서 "금융은 여전히 복잡하다"며 "고객이 일일이 메뉴를 탐색하는 기존 금융 앱의 한계를 넘어 AI가 고객의 필요를 먼저 파악해 해결하는 'AI 네이티브 뱅크'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금융 앱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고객의 자산관리와 소비를 돕는 '비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그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기반으로 수신 경쟁력을 재차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이후 공인인증서 없는 거래, 무료 ATM 수수료,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모임통장, 26주적금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기반을 확대해왔다. 현재 고객 수는 2700만명, 전체 수신 규모는 70조원, 요구불예금은 39조원 수준에 이른다.
윤 대표는 그러나 이제 카카오뱅크의 성장 전략이 '돈을 보내고 모으는' 수신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고객이 맡긴 돈을 어떻게 더 가치 있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이제는 '더 잘 쓰고 더 잘 불리는' 영역으로 확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투자와 결제 부문을 차세대 핵심 축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우선 투자 부문에서는 새롭게 '투자 탭'을 선보인다. 제휴사별로 흩어져 있던 자산 현황을 한 번에 보여주고 상품 탐색과 투자 실행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펀드 판매, 국내외 주식 투자 서비스, 증권사 금융상품 투자 등을 통해 투자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혀왔다. 여기에 자체 콘텐츠와 AI 기반 탐색 기능을 결합해 보다 직관적인 투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고객의 평생 자산을 책임질 퇴직연금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윤 대표는 기존 연금 상품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카카오뱅크식 사용자경험(UX)으로 이를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퇴직연금은 고객의 평생 자산을 관리하는 시장인 만큼 카카오뱅크가 수신을 넘어 장기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결제 부문 강화도 본격화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체크카드, 청소년·외국인 전용 카드, 두 번째 PLCC 상품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카드 이용 내역과 캐시백, 결제 예정 금액 등을 한 화면에서 보여주는 '결제홈'도 도입한다. 윤 대표는 "잘 쓰게 하는 것만큼, 어떻게 썼는지를 똑똑하게 관리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AI 기반 소비 분석과 맞춤형 금융 가이드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 전환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윤 대표는 현재 금융 앱들이 이른바 '슈퍼앱의 모순'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기능은 늘었지만 메뉴와 UX가 복잡해지면서 오히려 고객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이 문제를 대화형 AI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고객이 질문하면 AI가 소비 내역 분석, 투자 상품 탐색, 결제 혜택 추천, 모임통장 관리 등 필요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윤 대표는 특히 자체 금융 특화 LLM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금융권 규제로 외부 범용 AI 모델 활용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카카오와의 협업 및 자체 개발 역량을 토대로 만든 모델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데이터 자체로는 가치가 없고 이를 어떻게 발견하고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투자·결제 영역에서 콘텐츠와 AI 기술을 결합해 더 쉬운 탐색 경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략도 구체화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몽골 진출을 새롭게 공식화했다. 몽골에서는 현지 금융기관과 협력해 카카오뱅크의 대안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우선 추진한다. 금융이력이 부족한 고객에게 금융 접근성을 넓혀온 카카오뱅크의 포용금융 역량을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의미다.
윤 대표는 해외 진출 기준으로 '좋은 파트너'와 '시장 성장성'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소수 지분 투자와 노하우 전수를 결합한 '스마트 마이너리티' 전략의 사례이고 태국은 조인트벤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무리하게 단독 진출하기보다는 현지 이해도가 높은 파트너와 협업해 카카오뱅크의 기술·서비스 경쟁력을 접목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눈길을 끈 것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구상이다. 윤 대표는 관련 법이 제정되면 발행 라이선스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발행에만 그치지 않고 카카오뱅크 계좌 안에서 통장처럼 자연스럽게 쓰이는 유통 구조까지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해 해외 결제와 송금 분야에서 혁신을 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성장 모델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메인 성장 드라이브는 트래픽, 인게이지먼트, 수신"이라며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있더라도 대출 제한이 없는 개인사업자·중소기업 부문 확대와 수신 성장을 통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5년 수신 성장률이 24%에 달했고 이를 기반으로 자산운용 손익 6500억원 이상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최근 앱 접속 지연 사태와 관련해서는 사과도 했다. 윤 대표는 "서비스 영역이 확대되면서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며 "유사한 이슈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표의 이날 메시지는 분명했다. 카카오뱅크를 더 이상 단순한 인터넷은행으로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수신 기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투자·결제·연금으로 사업을 넓히고 AI를 통해 금융 이용 방식을 바꾸며 글로벌과 디지털 자산 인프라까지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업의 전통적 틀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노리는 윤호영식 승부수가 현실화할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다음 미래는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고 글로벌이라는 드넓은 영토로 나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송금, 예적금을 넘어 결제와 투자 영역에서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과감한 M&A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역량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카카오뱅크의 단순한 사업 계획이 아닌 '미래 금융'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라며 "AI 기술로 모두에게 최적화된 금융 비서를 제공하고 대한민국 5000만 국민, 2000만 외국인을 넘어 전 세계로 우리의 무대를 확장하는 것이 카카오뱅크가 새로 써 내려갈 금융 혁신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을 향한 우리의 진심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그리고 그 혁신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직접 증명해 드리겠다"라며 "카카오뱅크의 도전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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