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 진단] SK㈜, 1.3조 전자폐기물 베팅 '손상차손' 부메랑
2026.04.08 15:52
SK㈜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키운 전자폐기물(E-waste) 사업이 딜레마에 빠졌다. 몸값의 수 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했으나 적자가 계속돼 영업권이 훼손됐다. 전기차 폐배터리 등 전자폐기물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업권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전자폐기물 영업권 손상차손 '2523억'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의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전자폐기물 사업의 영업권 손상평가를 핵심감사사항으로 선정했다. 삼정회계법인은 SK㈜가 인수합병으로 키운 전자폐기물 사업의 규모가 유의적이며 경영진이 영업권을 추정할 때 사용한 판단 기준의 중요성을 고려해 영업권 손상평가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SK㈜는 2022년 자회사 SK에코플랜트가 설립한 에코프론티어를 통해 싱가포르의 전자폐기물 전문기업인 테스(TES-ENVIRO CORP, 현 SK테스)를 인수했다. 주식 보유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SK가 SK에코플랜트 지분 67.63%를 확보했고 SK에코플랜트는 에코프론티어 지분을 83.93%, 에코프론티어는 SK테스 지분을 97.11% 갖고 있다. 지배력이 SK㈜→SK에코플랜트→에코프론티어→SK테스 등으로 흐른다.
전자폐기물 사업의 미래를 보고 막대한 프리미엄을 감내했다. SK테스의 총 이전대가는 2022년 말 기준 1조3428억원에 달했으나 이 중 순자산 공정가치는 3368억원에 불과했다. 몸값의 3배에 달하는 1조61억원을 인수 프리미엄으로 지불한 것으로 이는 재무제표에 영업권으로 기록됐다.
에코프론티어는 자회사 SK테스가 부진함에 따라 영업권에 손상을 입었다. 에코프론티어 영업권은 2022년 말 1조61억원에서 2023년 말 9844억원, 2024년 말 1조1205억원을 기록했으나 2025년 말 839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권이 급감한 건 2523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한 결과다. 영업권 손상차손은 프리미엄을 주고 기업을 인수했으나 미래에 벌어들일 현금이 예상값보다 줄어들 때 발생한다.
인수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고 지난해 손실 폭까지 커지면서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SK테스의 실적이 반영되는 에코프론티어는 2022년 432억원의 순손실을 낸 뒤 해마다 적자 규모가 커졌고 2025년 166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인프라+임원 파견 반등 모색
전자폐기물 사업의 손실이 계속되지만 시장 개화로 반등 기회는 있다. SK에코플랜트 측은 리뉴어스 등 환경 사업을 매각했으나 전자폐기물 사업까지 떼어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환경에서 하이테크(반도체)로 리밸런싱 궤도를 수정한 만큼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업체인 SK테스와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성장 열쇠는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시장 선점이다. SK테스는 스마트폰 등에서 발생한 소형 폐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 등 고부가 희귀 원재료를 회수하는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SK㈜는 이 기술을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로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에 따라 SK테스를 인수했다.
SK㈜의 전자폐기물 베팅은 현재보다 미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길어지면 폐배터리 물량이 적어지면서 수익이 발생하는 시점이 밀리는 등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전자폐기물 사업은 과도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장성이 기대되나 캐즘과 영업권 손상 등으로 손실의 주범이 될 수 있다.
SK㈜는 SK테스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계열사에서 C레벨 임원을 파견했다. 올해 1월 이진모 SK이노베이션 E&S 재생E사업기획본부장을 SK테스 대표로 선임했고 우성민 SK㈜ 베트남 사무소 임원과 조상혁 SK텔레콤 AI전략제휴본부장에게 각각 CFO와 CBDO를 맡겼다.
SK테스는 북미와 유럽 등 23개국에 사업장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사업을 확장 중이다.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서버와 스마트폰 등 IT 자산을 수거해 처리하는 ITAD도 집중하는 분야다. 독보적인 전자폐기물 처리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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