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늪’ 빠진 국힘, ‘장동혁 퇴진론’ 확산
2026.04.08 15:34
대구부터 수도권까지 공천 파열음…기초단체장도 반발
현장 후보들 “오지 마라, 찍지 마라”…‘장동혁 리스크’ 확산
적진 대구 누비는 여당, 본진 고립된 야당 지도부 ‘극명 대비’
6·3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 사퇴론’이 전면으로 분출했다. 대구시장 경선에서 공천배제(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의 공개 퇴진 요구를 신호탄으로 수도권, 충청, 영남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지도부 책임론이 들불처럼 번지는 형국이다.
거센 사퇴 압박에 직면해 텃밭 방문조차 껄끄러워진 장 대표의 처지는, 적진의 심장부인 대구를 누비며 세몰이에 나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밀착 행보와 맞물려 여야 지도부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장 대표를 향한 퇴진 요구는 당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가장 먼저 공식화됐다.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주 의원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불복해 전날 항고장을 제출한 주 의원은 “보수의 재건과 부활을 위해 지금 가장 먼저 치워야 할 걸림돌이 있다면 장동혁 체제”라며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강력게 촉구했다.
주 의원은 “장동혁 대표는 결단하라. 더 늦기 전에 책임지라. 지금 필요한 것은 버티기가 아니라 결단”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가처분 항고심 판단 이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함께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장 대표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제안을 일축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6일 소셜미디어에 “기차는 떠났다”며 무소속 독자 행보를 시사해, 텃밭 대구에서의 보수 표심 분열 위기가 현실화했다.
지도부 사퇴 요구는 앞서 수도권 현장에서도 노골적으로 터져 나왔다.
장 대표는 6일 인천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심 다잡기에 나섰으나, 면전에서 뼈아픈 쓴소리를 들었다.
당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수도권 민심은 빙하기 그 자체”라며 “후보들이 당의 비상체제로의 전환을 원하고 있다”고 직언했다. 이에 장 대표가 “귀한 시간에 당내 이야기로 시간 보내는 건 너무 아깝다”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자리를 뜨면서 당권파와 쇄신파 간의 갈등만 노출했다.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도 거들었다. 배 위원장은 당 지지율 13%를 거론하며 “선거비 보전도 못 할까 봐 후보들이 나서지 않는다. 장동혁 지도부가 책임지고 간판 교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추미애 의원이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과 달리 경기지사 후보도 아직까지 못 구하고 있다. 장동혁 지도부는 유승민 전 의원 등 유력 인사들의 등판 거부로 구인난을 겪자, 추가 공모하는 등 수도권 선거 전략이 멈춰 선 상태다.
광역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 공천 과정에서도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으며 장 대표를 향한 원성이 커지고 있다.
충북 청주시장 경선에서는 손인석 예비후보가 현직 시장에게 유리하게 번복된 ‘한국시리즈’식 경선에 반발해 사퇴했다. 그는 “원칙과 기준이 무너진 공천으로 당을 혼란에 빠뜨린 장 대표는 당장 사퇴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자 당 소속 후보들 사이에서는 장 대표의 지역구 방문 자제를 요청하거나 동반 사진 촬영을 기피하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거센 사퇴론과 내홍에 갇혀 있는 사이 여당인 민주당은 적극적인 험지 공략으로 틈새를 파고들었다.
정청래 대표는 8일 대구를 방문해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지원에 전력을 쏟았다. 새벽 시간대 연 매출 1조3000억원 규모의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정 대표는 상인들과 배추 하역 작업을 함께하며 “대구 시민 마음을 조금씩 열 수 있도록 지극정성을 다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는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으로 치켜세우며, 이재명 대통령의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및 취수원 문제 해결 의지를 거론해 당정 차원의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대구에선 퇴진론에 휩싸여 현장 스킨십마저 단절된 야당 지도부의 현실과 적진 깊숙이 침투해 밀착 행보를 펴는 여당 대표의 모습이 선거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주 부의장이 장 대표에게 경고한 이야기는 공천과 별개로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면서 “장동혁이라는 간판으로 전국 어디서도 선거를 치르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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