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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 IBK기업은행장 '첩첩산중'…임금체불 논란 겨우 넘겼는데 이번엔 본사 지방 이전 핵폭탄

2026.04.08 14:23

장민영 IBK기업은행 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석 달도 채 되지 않아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임금체불 논란에 따른 노사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하자마자, 이번에는 정치권발 대구 이전론이 불거지며 안팎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 행장은 지난 1월 2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임명 제청을 받은 뒤 두 달여간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취임 초부터 상황은 순탄치 않았다. 기업은행 노조가 총액인건비제와 관련한 미지급 시간 외 수당 지급을 요구하며 장 행장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장 행장은 취임 첫날부터 본점이 아닌 임시 집무실로 출근해야 했다.

그동안 기업은행은 초과근무수당을 현금이 아닌 휴가로 보상해왔다. 노조는 이를 사실상 임금체불로 보고 반발했다.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현장이 바쁜 직원들은 보상휴가를 받아도 대부분 쓰지 못했다”며 “수년간 임금체불이 이어진 만큼 장 행장이 금융위를 만나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 갈등은 지난 2월 12일 장 행장과 류 위원장이 미지급 수당의 일시 지급 방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2일간 이어온 출근 저지 투쟁을 종료했다.

하지만 장 행장이 한숨을 돌릴 새도 없이 이번에는 정치권 안팎에서 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론이 불거졌다. 지난달 6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1차 이전의 성과와 교훈을 바탕으로 이전 예외 기준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노조원들이 장민영 기업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여기에 한층 불을 지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5일 기업은행 본점의 대구 이전과 관련해 “대구에 10인 이상 사업장 3000여 개가 모두 중소기업”이라며 “본점 이전은 논리적으로도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 설립 취지를 감안하면 이전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취지다.

이에 기업은행을 비롯해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금융사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지방이전 공동대응 TF’는 지난 2일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이전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 인프라 중심에서 기관들을 강제로 떼어내는 것은 금융 원리를 무시한 무지의 소치이자, 오직 표심만을 노린 정치적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기업은행 노조도 금융노조와 함께 공동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류 위원장은 “아직 개별 노조가 총파업에 나설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본점 이전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개별 노조 차원의 강경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방 이전 논의는 장 행장 손을 떠난 이슈여서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노조가 이번에도 행장에게 적극 대응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고, 상황에 따라 파업으로 번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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