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에 "휴~살았다"…산업계 '안도' 석화·항공 '숨통'(종합)
2026.04.08 14:50
유류할증료 인하·해운 운항 정상화 촉각…방산 '재무장' 수요 주목
(서울=뉴스1) 박기범 신현우 양새롬 원태성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전격적으로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산업계가 일제히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특히 석유화학 업계는 국제유가와 나프타 등 원료 가격이 동반 급등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던 만큼, 이번 휴전이 원가 부담 완화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 개방으로 발이 묶였던 1400만 배럴 원유를 도입할 수 있게 됐고 나프타 역시 상당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역대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뒀던 유류할증료도 떨어질 것으로 보여 항공업계 역시 단비를 만난 모습이다. 분쟁 중 특수를 누렸던 방산업계는 중동 지역의 군비 확장 움직임에 주목하며 중장기적인 '재무장'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휴전이 2주에 한정된 데다 구체적인 통항 조건이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휴전으로 원유와 나프타의 단기 수급 불안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는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 7척이 대기 중이며, 선적된 원유 물량은 약 1400만 배럴에 달한다.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이 약 200만 배럴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일주일 치 물량이 한 번에 풀릴 수 있는 셈이다.
석유화학 업계 또한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급 환경 개선이 기대된다. 나프타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도입 의존도가 54%에 달할 만큼 중동 비중이 절대적이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억류된 물량이 약 50만톤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업계는 트레이더를 통해 비중동 지역 물량을 확보하는 등 고군분투해왔으나 치열한 확보 경쟁과 불안정한 공급 탓에 가동률 저하를 우려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비중동 물량은 안정성이 떨어지는 데다 비용 부담도 컸다"며 "해협 통과가 실현되면 중동 의존도가 높은 나프타 수급 상황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는 두바이유에 영향을 받는데, 두바이유는 이날 전날 대비 1.14% 낮은 배럴당 119.05달러를 기록 중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휴전 사실이 알려진 7일(현지시간) 이후 배럴당 가격이 약 19% 급락했다. 달러·원 환율 하락도 긍정적 요인이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20원 이상 하락하며 항공사 비용 부담과 여행 수요 위축 우려를 일부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해운업계에선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있던 국적선 26척의 귀항이 기대된다. 해당 선박들은 HMM(011200), 팬오션(028670), 장금상선, SK해운 등이 운용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바로 이동하기보다는 안전이 확인된 이후 이동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철강업계도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력과 연료비 비중이 생산 원가의 10~20%를 차지하는 철강 공정 특성상 유가 안정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실제 글로벌 철강사들이 원가 상승을 이유로 최근 제품 가격을 톤당 30~50달러 인상한 상황에서, 이번 휴전은 추가적인 인상 압박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원가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방산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 지역의 군비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K-방산의 수출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분쟁 장기화 과정에서 각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방산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태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업체들은 중동 국가들이 자국 국방력 강화와 무기 체계 다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다만 산업계 전반은 이번 합의가 '2주간의 휴전'에 그친다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통항 조건 등 세부 내용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데다, 언제든 교전이 재개될 수 있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과 항공처럼 에너지 민감도가 높은 산업은 유가 변동에 실적이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며 "단기 안도보다는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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