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머스크 '테라팹' 참여…미국 반도체 재건 위해 '맞손'
2026.04.08 11:13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공식 X(옛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 xAI, 테슬라와 함께 테라팹 프로젝트 참여하게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자사의 초고성능 칩 설계 및 첨단 패키징 역량을 활용해 연간 1테라와트(TW) 규모의 연산 능력을 구축하려는 머스크의 목표를 지원한단 계획이다.
인텔은 립부탄 최고경영자(CEO)가 머스크와 악수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협력 소식에 인텔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4.2% 급등한 52.91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인 테라팹은 머스크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건설 중인 종합 반도체 기지다. 이곳은 설계부터 생산, 테스트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과 휴머노이드 로봇용 반도체, 우주 전용 반도체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TSMC 등 아시아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해 온 머스크는 폭증하는 AI 반도체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자체 생산 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인텔의 합류는 머스크의 반도체 자립 구상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한편 인텔에게 이번 파트너십은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을 입증할 중대한 시험대다. 2000년대 초만 해도 PC용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인텔은 경쟁 업체들에 기술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입지가 약화하고 있다. 뒤늦게 파운드리 진출에 나섰지만 기술 격차로 AI 붐에 올라타지 못한 채 생산량을 줄여왔다.
그러나 인텔은 여전히 대만 TSMC와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미국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하며 인텔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3월20일 기준 8.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협력이 인텔이 대형 고객사의 최첨단 프로젝트를 지원할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인텔은 초대형 고객사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협력은 그런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술적 한계와 문화적 차이는 과제로 남는다. 인텔은 여전히 초미세 공정에서 TSMC 등에 뒤처져 있으며, 보수적인 인텔의 조직 문화가 머스크 특유의 저비용·고효율 경영 방식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수조 달러에 달하는 테라팹 투자 비용을 두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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