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호의 앵커칼럼] 버리지 않는다
2026.04.07 21:54
"살아 있을 거야. 찾을 사람 보내게. 어떻게든 데리고 나와야 해."
2차대전 당시 미군 수뇌부는 라이언 일병을 전장에서 집으로 돌려보내기로 합니다. 네 형제 중 유일하게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밀러 대위 팀은 목숨을 걸고 그를 마침내 찾아냅니다. 대가는 컸습니다.
"전 떠날 수 없습니다. 이 다리를 떠날 수 없습니다."
"헛되게 살지 마. 우리의 희생을."
대원 2명이 죽고, 밀러 대위 역시 목숨을 잃고 맙니다. 한 사람을 구하려고 여럿이 죽는다는 것. 상식적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런데 국가는 효율만 따지진 않습니다. 한 어머니에게 자식 넷 모두의 전사통지서를 안길 수 없다는 마음이 그 뒤에 있었습니다.
이란군에게 격추된 미군이 극적으로 구출됐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무사히 데려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비용만 따지면 극단적으로 비효율적인 작전입니다. 파괴된 MC-130 수송기 2대, 헬기 4대 값만 해도 3억 5000만 달러 약5250억 원에 달합니다. 그래도 구조를 강행했습니다.
미군에게는 오래된 기본적인 전쟁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전우도 남겨두지 않는다 (Leave No Man Behind)' 군대를 군대답게 만드는 건 이 같은 신념입니다.
미국은 지금뿐만 아니라 과거 전쟁의 실종자나 전사자도 잊지 않습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국의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를 실은 비행기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뒤 북한이 미국에 보낸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이 있었죠.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소모품처럼 버려진다면, 국가를 위한 헌신도 공허한 구호가 될 겁니다.
우리 역사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642년 김유신 장군은 고구려에 갇힌 재상 김춘추를 구하기 위한 결사대에게 목숨 건 결단을 촉구합니다.
나라를 위한 공로를 잊지 않는 정신이 삼국 통일을 이룬 주춧돌이 됐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동안 세 명의 대통령이 북한을 다녀왔는데 국군 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어찌 된 건지요?
국가가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버리는 권리까지 가지는 건 아닙니다.
4월 7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버리지 않는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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