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반도체] 삼성 57조가 증명한 사이클…시선은 'HBM 1위' SK하이닉스로
2026.04.07 09:24
삼성전자가 증권가의 최대 실적 전망치마저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의 반도체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파급력이 가시적인 지표로 확인됨에 따라,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주도 중인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자본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서도 압도적인 실적을 증명한 반도체 대장주들이 국내 증시의 주도주이자 하방을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38조~43조원대는 물론, 증권가 최대 예상치였던 54조원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에 따른 반도체(DS) 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시장 예상을 대폭 상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 전체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의심에서 확신으로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발표되면서 HBM 시장 점유율 1위인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기대감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국내 12개 주요 증권사의 리포트를 종합하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조~39조원대에 형성돼 있다. iM증권(39조4000억원)과 미래에셋증권(38조9000억원)이 최상단 전망치를 제시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이후 40조원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를 무난히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빅테크 고객사들의 장기공급계약(LTA) 제안이 잇따르는 등 메모리 시장이 확고한 공급자 우위로 전환됨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 20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SK하이닉스 주요 고객사들의 메모리 수요 충족률은 약 60% 수준으로,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는 전략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타이트한 메모리 수급 환경이 최소 3년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미국 빅테크의 AI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84% 증가한 1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전력 인프라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병목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제한적인 웨이퍼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이익 추정치 상향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실적 전망에 힘입어 국내외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눈높이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국내 대형 증권사 대다수가 150만~170만원대의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실적 개선세와 더불어 SK하이닉스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제출한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공모 등록신청서 역시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나란히 평가받음으로써 직관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과 주주환원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동 리스크 뚫는 압도적 펀더멘털…국내 증시 '버팀목' 기대
최근 이란 등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외부 악재가 반도체 업종의 상승 궤도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오히려 압도적인 실적으로 증명된 강력한 펀더멘털이 변동성 장세 속에서 국내 증시를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매크로 불안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AI 모멘텀 기반의 구조적 이익 성장 체력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장세일수록 실적이 확실한 주도주로 수급이 쏠리는 경향을 고려하면, 반도체 대장주들의 시장 주도권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올해 매크로 불확실성에 가장 크게 조정받았다"며 "4월 중 매크로 환경이 저점을 통과하고 시장의 초점이 매크로에서 실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주가수익비율(PER) 8배 미만까지 하락해있는 코스피 지수도 정상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실적 추정치 상향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낙폭과대 주도주라는 점에서 반도체를 정상화 초기 국면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업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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