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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스위스 혁신 가능했던 이유는···“산학협력, 민주주의 비롯된 환경”

2026.04.08 00:00

스위스는 우주 탐사 등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위성과 로켓 등 우주 발사체 부품 생산 등 산업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는 ‘우주 산업 강국’으로 꼽힌다. 스위스가 우주 분야를 개척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가 발표하는 글로벌혁신지수에서 14년째 1위를 기록한 스위스의 ‘혁신 역량’이 있다. 유기적인 산학협력 생태계와 상향식 의사 결정 구조는 혁신을 가능하게 한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23~27일 스위스의 교육 기관과 우주 산업 현장을 찾아 그 비결을 들여다봤다.



스위스의 우주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당시 스위스 베른대 연구진이 개발한 태양풍 분석 실험 장비가 달 표면에 설치되기도 했다. 스위스는 유럽연합 가입국은 아니지만 1975년 유럽우주국 창립국으로서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민간 영역에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우주 산업 관련 기업 250여개가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취리히에서 만난 스위스 교육연구혁신청의 과학 자문위원 요나스 하비히는 “우주의 인프라는 군사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 안보와 방위 문제에서도 중요하고, 정부 차원에서는 우주를 활용한 위성항법시스템(GPS)과 같은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스위스 정부가 우주 분야에 투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혁신센터 취리히 내의 스위스 학술 우주 이니셔티브(ARIS) 작업장. 취리히연방공과대 제공


연구기관과 기업이 긴밀하게 연계된 산학협력 체계는 스위스의 우주 산업을 추동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스위스의 취리히연방공과대, 로잔연방공과대 등 주요 이공계 대학들은 산학협력 플랫폼인 ‘스위스혁신센터’와 손을 잡고 우주 분야에서도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스위스혁신센터에서는 연구와 실험, 개발한 기술을 산업에서 적용하는 것까지 모든 단계가 진행된다.

지난달 23일 찾은 스위스혁신센터 취리히에는 취리히연방공과대 학부생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스위스 학술 우주 이니셔티브’(ARIS)가 로봇·로켓·위성 등 우주 탐사와 관련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물이 있는 행성을 탐사하는 용도의 무인 수중 로봇, 액체 연료를 활용한 로켓 등을 직접 기획해 실험까지 하게 된다.

스위스 학술 우주 이니셔티브(ARIS) 소속 학생 니콜로 스카르판토니가 지난달 23일 스위스 취리히 스위스혁신센터 취리히에서 ARIS의 액체 연료 로켓 엔진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배시은 기자


ARIS 등 학생 주도의 단체들은 스위스혁신센터에 작업 공간을 두고 있으며 기업들로부터 첨단 장비 등을 지원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 장비를 사용하면서 예비 엔지니어로서의 실무 경험도 쌓게 된다. ARIS 소속 학생 얀 호프슈테터(23)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학부생 20여명의 팀을 이끌고 이런 실험적인 일을 해볼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이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업계에 취직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른대학교 우주 연구 및 행성과학 부서의 견습생 작업장에서 일하는 루카 가우치(18)가 지난달 25일 스위스 베른의 베른대 작업장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배시은 기자


스위스의 현장 중심 직업교육도 우주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되고 있다. 스위스는 고등교육 단계에서 산업과 연계해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우주 연구 및 산업계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방문한 베른대학교 우주 연구 및 행성과학 부서에는 견습생을 교육하는 작업장이 있다. 이들은 로켓과 위성 등 우주 발사체에 사용되는 금속 부품을 제작해 연구실 등에 납품한다. 이곳의 2년차 견습생 루카 가우치(18)는 “우주 연구가 매우 흥미로워 이 일을 보고 적성이라 느꼈다”며 “이곳을 졸업하고 나면 대학에 갈 수도 있고 기업에서 기술직으로 계속해서 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가 혁신의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정치 체계에서 비롯된 의사 결정 구조가 언급된다. 스위스는 26개 칸톤(주)으로 구성된 연방제 국가이며 정책 결정에 있어 정부 주도의 하향식 접근보다는 상향식 결정이 익숙한 나라다. 이러한 체계는 우주 산업에서의 혁신에도 적용됐다.

코라 틸 스위스-리히텐슈타인 우주항공센터의 부소장이 지난달 23일 스위스 취리히 스위스혁신센터 취리히에서 혁신센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배시은 기자


지난달 23일 스위스혁신센터 취리히에서 만난 코라 틸 스위스·리히텐슈타인 우주항공센터 부소장은 “우리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정부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실행한다”며 “아래로부터 프로젝트가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위스의 성공은 이런 분권적 사고방식과 직접 민주주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수한 공학 인재를 유치하려는 스위스 정부의 노력 역시 우주 공학 분야에서 혁신을 가능하게 한 요인이다. 지난달 24일 취리히에서 만난 이선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취리히무역관 관장은 “스위스는 기초 과학, 공학 기술 분야에서 엘리트 교육 시스템이 매우 발달해 있는 데다 외국인에게도 내국인과 같은 액수의 등록금을 받는 등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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