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잇단 패소 부담… 선별고용 ‘노노갈등’ 불씨될 수도
2026.04.07 19:16
2300명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중
법정다툼 장기화땐 재정 압박 커
회장 연임용 ‘코드 맞추기’ 분석도
포스코가 하청 노동자 약 7000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한 배경에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결정으로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선별고용 문제나 기존 정규직과의 차별이 노노(勞勞)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7일 노동계에 따르면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참여한 노동자는 2300명에 달한다. 하청 노동자들은 “사실상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는다”며 실질적인 사용자는 원청인 포스코라고 주장해 왔다.
하청 노동자들은 2011년 포스코를 상대로 처음 소송을 제기했고, 2022년 7월 대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제철 업계에서 처음으로 불법파견이 인정됐다. 이후 소송에서도 노동자 측이 연이어 승소했다. 소송전이 장기화하면 회사로서는 임금 차액이나 퇴직금, 각종 복리후생 비용 등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으로 원·하청 구조 재편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교섭을 복잡하게 하느니 직접고용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로 연임을 노리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친 노동’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이재명정부와 ‘코드 맞추기’ 차원에서 직고용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영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으로 ‘정권 호흡 맞추기’를 하는 것이라면 후폭풍이 거셀 수 있다”며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혔을 때 대규모 구조조정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직고용을 계기로 하청 노동자의 고용 안정성과 처우를 정규직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은 “과거 정규직이 하던 업무 대부분이 하청으로 외주화되고 있는 만큼 원·하청 간 양극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직고용 당사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은 갈등의 불씨로 남았다. 김한주 민주노총 금속노조 언론국장은 “사측은 직고용 범위와 방식에 대해 당사자인 하청 노동자들과 전혀 소통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원·하청 근로자들이 인건비를 두고 제로섬 경쟁이 불가피한데, 회사가 비용을 어떻게 감내할 것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점진적으로 근로조건 개선의 중장기 방안을 만들어야 충격 완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에 직고용이 결정된 조업지원 노동자들과 달리 아직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오지 않은 운송 직무 하청 노동자들은 이번 직고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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