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대출연장 불허는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느낌"
2026.04.07 09:11
| ▲ 다주택자 대출연장 불허 4월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와 은행 현금자동지급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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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규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온투업에도 규제지역 LTV 40%, 비규제지역 LTV 70% 기준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금융위의 대출 규제 방안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3일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최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다주택자 대출에 대한 정부 대책이 나왔어요. 먼저 총평해 주세요.
"대통령께서 SNS를 통해 간헐적으로 힌트를 주시긴 했지만, 이번 대책은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정책입니다. 신규 대출 규제를 넘어 이미 실행된 대출의 연장을 불허한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신선합니다. 상식적인 선에서 충분히 구상할 수 있는 대책임에도 그동안 실행된 적이 없었기에,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정책이 발표된 후에는 무릎을 탁 칠 만큼 당연해 보이지만, 그간 발표된 적 없는 참신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합니다."
- 왜 과거에는 이런 정책이 안 나왔을까요?
"그동안의 정책 수립 과정이 지나치게 관성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역대 정부의 정책 사례가 담긴 방대한 '캐비닛'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관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는 새로운 발상보다는 과거의 정책을 재탕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정책 수립 과정에 직접 개입하면서, 기존 관습에서 벗어난 상식적이면서도 전례 없는 정책이 도출되는 순기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단점이라고 하면 정책이 깊이 숙고 되기 어려운 거죠. 대통령 말씀이 정책으로 나오기까지도 한 달 반 이상 걸리잖아요. 어쩌면 숙의하고, 부작용을 살펴보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어요. 근데 저는 대통령이 이렇게 주거 정책을 선도하는 게 맞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하면 새로운 정책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되게 위험할 수도 있는 거예요."
- 장관의 일이고 대통령이 움직이면 안 된다는 거죠?
"대통령은 최고 의사결정자잖아요. 최고 의사결정자가 어떤 말을 하면 그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잖아요. 대통령은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떨까요'라고 말했다고 하시겠지만 결국 그 정책이 나오잖아요. 대통령이 항상 정확하고 옳은 판단을 내릴 순 없죠. 대통령 혼자 결정하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이 같이 결정하는 게 중요하죠. 대통령이 잘못된 결정을 해도 따라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우려가 있는 거죠."
"정책 너무 앏게 쪼개 내놓은 건 바람직하지 않아"
- 그럼, 이번 대책에서 소장님이 주목한 부분은 뭔가요?
"보통의 대책이 미래의 상황을 규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이번에는 기존 대출까지 소급하여 정책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 매우 이례적입니다. 하지만 규제 범위가 '수도권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로 한정된 점은 아쉽습니다. 비아파트 100채 보유자는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 대상이 지나치게 협소하기 때문이죠.
현재 핵심 문제는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인데, 여기에는 다주택자뿐 아니라 투기적 성향의 1주택자 지분도 상당합니다. 정부가 1주택자 대책을 차후로 미루며 정책을 너무 얇게 쪼개어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특히 '강남의 똘똘한 한 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실거주 여부로 대출 규제를 가르는 접근법보다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저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똘똘한 한 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나요?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은 있었으나, 아직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된 바는 없습니다. 정부는 이번에도 투기적 1주택 대책을 차후로 미뤘는데, 문제는 '투기적 1주택'에 대한 정의조차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사실 '똘똘한 한 채' 현상은 단순히 특정 지역 거주 여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억 원, 수십억 원의 대출을 끼고 상급지로 계속 갈아타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행위 전반이 포함되기 때문이죠.
현재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 혜택이 이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양도 차익을 반복해서 실현하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구조가 '똘똘한 한 채' 선호를 키운 핵심 동력인 셈입니다. 이번 대책이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핵심인 1주택자 규제는 외면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 그러나 실거주하다가 이사 가는 걸 뭐라고 할 순 없잖아요?
"실거주 목적의 이전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제도의 허점입니다. 미국 등 주요국은 평생 단 한 번만 양도 차익 실현 기회를 주는 등 엄격히 관리하지만, 우리나라는 횟수나 금액 제한 없이 1주택자에게 과도한 혜택을 줍니다. 실거주를 방패 삼아 반복적으로 상급지로 갈아타며 자산을 불리는 투기적 행태를 제도적으로 방치하고 있는 셈입니다.
현행 양도소득세 체계로는 '똘똘한 한 채' 열풍을 잠재울 수 없습니다. 10억에서 20억, 나아가 100억 원에 육박하는 아파트값이 형성되는 배경에는 세금 부담 없이 차익을 실현하며 몸집을 불리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주택자라면 금액에 상관없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최대 80%까지 세금을 면제해 주는 현행 제도는 반드시 재고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진정 '투기로 돈 벌 수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면, 양도세나 보유세를 통한 강력한 환수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과 규제 지역 아파트에 대한 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던데 적절하다고 보세요?
"매우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대책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불허라는 파격적인 카드입니다. 이는 과거에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접근이자,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공표한 상징적 조치입니다.
실제로 대출 연장이 막혀 매물을 내놓는 한계 차주들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지점은 시장 참여자들이 읽는 신호입니다. 정부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앞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도 이러한 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강한 시그널이 매물 유도와 가격 안정이라는 선순환을 이끌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 대출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계획이 있을 건데 연장 안 해주면 당황스럽지 않을까요?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조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평성 측면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현재 정부가 신규 다주택자 대출을 엄격히 규제하는 상황에서, 기존 대출자들만 예외로 두는 것은 형평에 어긋납니다. 이는 결국 대출 규제가 이미 자산을 확보한 기득권층에게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역차별 논란을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시장 전체의 질서와 주택 가격 안정이라는 거시적 목표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모든 이해당사자를 완벽히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정책의 일관성과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대출까지 아우르는 결단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투기 목적 가려낼 명확한 기준 세우기, 매우 까다로워"
|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 ⓒ 이영광 |
- 아까 똘똘한 한 채 얘기했잖아요.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공식화했는데.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정부가 '투기적 1주택자'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난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투기 목적 여부를 가려낼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 자체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 대책은 긍정적인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 타깃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를 곧바로 '투기 세력'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큽니다. 단순히 거주 여부만으로 투기 여부를 단정 짓기 어려운 현실적인 제약 때문이죠. 결국 대상을 지나치게 세분화하려다 보니 정책 집행 과정에서 상당한 혼선과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 임차인 보호를 위해 임차인이 있으면 임대차 계약이 끝날 때까지 연장을 허용하고, 전세 낀 거래도 일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는데.
"현재의 정책 기조 내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내 실거주 의무 등을 통해 다주택자에게 매각을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매물을 내놓으려 해도 기존 임차인의 주거권과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즉,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 유도와 임차인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다 보니 정책이 이토록 정교하고 복잡해진 셈입니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 훼손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강합니다."
- 근데 전세 낀 거래는 갭 투기 아닌가요?
"지적하신 대로 사실상 갭투자를 용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죠.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전역을 지정해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면서도, 동시에 다주택자에게는 '집을 팔라'고 압박하는 정책적 모순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실거주 의무를 지키려니 임차인의 주거권이 침해되고, 이를 예외로 두자니 결국 갭투자를 허용하게 되는 진퇴양난에 빠진 셈입니다.
이처럼 특정 조건에 또 다른 조건이 붙는 '앤드(AND) 조건'식 규제가 반복되면서 정책은 점점 더 복잡한 '누더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규제 대상을 '다주택자이면서 아파트 보유자'로 한정하고, 여기에 다시 임차인 예외 조항을 덧대는 방식은 정책 설계의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방증입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에 급하게 대책을 마련하다 보니, 시스템에 의한 정교한 설계 대신 임기응변식 대응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상상 초월 수준까지 오른 집값 문제 해결이 급선무"
- 현금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 기회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던데.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무주택자의 고충도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지금 핵심은 대출 규제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솟은 주택 가격' 그 자체에 있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까지 오른 집값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모든 난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의 최우선 목표는 주택 시장의 안정입니다. 과거처럼 대출 문턱을 낮춰 빚내서 집을 사고 전세를 얻게 하는 정책은 결국 사회적 비용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빚내서 집 사라'는 식의 낡은 패러다임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무주택자 등 일부 소외되는 계층이 발생할 수 있으나, 가계 부채 폭발과 집값 폭등이라는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의 대출 규제 기조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소장님은 보유세 인상을 주장해요. 7월에 인상할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청와대는 부인해요, 선거 때문일까요?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세제 개편을 물밑에서 준비 중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저는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아우르는 세제 개편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정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시장은 집값 안정 의지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다시 가격 폭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의 전례가 이를 증명합니다.
지금은 시장이 정부의 규제 의지를 신뢰하고 있어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반발이나 경기 위축 우려를 이유로 세제 개편을 계속 미룬다면, 시장은 정부가 속으로는 집값 하락을 원치 않는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특히 정책의 실효성은 타이밍에 달려 있습니다. 정권 말기에 내놓는 세제 대책은 '버티면 그만'이라는 내성을 키울 뿐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임기가 4년 넘게 남은 지금이 가장 강력한 동력을 가질 때입니다. 시장이 '버티기'를 선택하기 전에,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향후 부동산 시장을 단정적으로 전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정부의 강력한 규제 의지가 어느 정도 통하고 있습니다. 특히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다주택자 대출 연장 불허 등의 조치는 매물 출회를 압박하는 강력한 기제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복잡합니다. 초고가 아파트 일부는 하락 거래가 발생하고 있지만, 중저가 주택은 여전히 신고가를 경신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합니다. 실제로 2021~2022년의 전고점을 넘어선 아파트는 강남과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전체의 약 30% 수준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이들 상급지의 상승세가 나머지 지역으로 전이되어 전반적인 신고가 경신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일부 고가 아파트의 수억 원 하락 소식과 중저가 아파트의 상승 에너지가 공존하고 있어, 향후 시장의 향방을 예단하기는 매우 조심스러운 시점입니다."
| ▲ 강남3구 아파트, 보유세 상승 예상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큰폭으로 오르면서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의 보유세액도 많게는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17일 국토교통부가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공시가격 변동률과 그에 따른 보유세액을 추정한 결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111㎡의 올해 공시가격은 47억2천600만원으로 작년 대비 36.0% 올랐다. 이를 반영한 보유세는 지난해 1천858만원에서 올해 57.1% 오른 2천919만원으로 1년 사이 1천61만원 늘어난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아파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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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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