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휘발유값 2000원 넘었다… 역대 최고치 2212.50원 돌파 초읽기
2026.04.07 20:49
강남구에선 ℓ당 2498원까지 등장
3차 석유 최고가격제 금액 오를 듯
경기 과천시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매일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권모씨(39)는 평소 서울 서초구의 한 주유소를 이용한다. 회사까지 가는 길목에 있는 데다 ℓ당 1700~1800원대에 휘발유를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씨는 7일 ℓ당 1998원 가격을 보고 주유를 포기했다. 권씨는 “당분간 지하철을 타야겠다”고 말했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이날 ℓ당 2000원을 넘어섰다. 2000원을 넘긴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7월25일(2005.01원) 이후 약 3년9개월 만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2.79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12.40원 오른 수치다. 서울에서 가장 비싸게 휘발유를 판매한 곳은 강남구 A주유소로 보통 휘발유가 ℓ당 2498원이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68.38원으로 전날보다 10.01원 올랐다. 경유는 1959.81원으로 10.60원 상승했다. 서울 평균 경유 가격은 1983.31원으로 전날보다 15.31원 올랐다.
정유업계에선 역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 기록 경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가격은 2022년 6월30일 기록한 ℓ당 2212.50원이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유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0.20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인 2일엔 114.60달러였다.
정부가 대체 원유 수급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평시 도입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이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4월분 원유 5000만배럴, 5월분 6000만배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평시 도입량 8000만배럴의 각각 60%, 70% 수준이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대체 원유 도입 국가는 총 17개국”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정유사가 호르무즈 해협발이 아닌 대체 원유를 확보하면 국내 운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정부가 먼저 비축유를 빌려주는 스와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양 실장은 현재 국내 4개 정유사가 신청한 스와프 물량은 3000만배럴 이상이라고 전했다.
오는 10일 시행되는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영향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ℓ당 보통 휘발유 1934원, 자동차·선박용 경유 1923원, 실내 등유 1530원을 최고 공급가격으로 지정했다. 3차 땐 금액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석유제품 가격이 고공행진하면 대리점의 고충도 커진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지난 6일 긴급호소문을 발표하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석유 대리점 공급가와 정유사의 주유소 직접 공급가가 같아져 기본적인 유통 비용조차 반영하지 못한 채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후정산제 폐지 등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사후정산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국제 기준 가격 등을 계산해 정산하는 방식이다. 주유소가 정확한 최종 가격을 모르고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어 가격 인상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양 실장은 나프타 수급과 관련해 “지난해 경질 나프타 수입량은 약 116만t으로 추산한다”며 “올해 4월 예상 수입 물량은 약 77만t으로 예년과 비교해 7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110만t 넘게 생산하고 있어 수입량을 합치면 평상시 공급량 대비 최대 90% 가까이 공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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