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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하우 대기업에 통째로 넘어갔다"…중소기업, 기술탈취 호소

2026.04.07 11:37

조영수 CGI 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대기업의 기술탈취로 직접적으로 입은 피해액만 약 300억원에 달합니다. 이익 없이 손해만 해결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근무하던 직원을 빼가는 방식이나 핵심 공정기술을 모방하는 사례도 있지만, 제가 겪은 가장 무서운 기술탈취는 M&A였습니다.”

한화솔루션과 방열기기 기술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영수 CGI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기업과의 협력이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돌아온 것은 기술탈취였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제조업의 핵심은 공정기술에 있으며, 이를 구축하는 데는 짧게는 2년 반, 길게는 3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이 같은 노하우가 고스란히 대기업으로 넘어갔다. 처음부터 M&A를 염두에 둔 접근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CGI는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삼성전자에 납품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던 중, 한화솔루션으로부터 M&A 제안을 받았다. 과거 협력 관계가 있던 인물의 제안이라는 점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M&A를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술 실사 과정에서 핵심 기술과 내부 정보가 담긴 자료를 제공한 이후, 한화솔루션이 별다른 사유 없이 협상을 중단하고 CGI와 유사한 기술 및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해 삼성전자에 납품했다는 것이 조 대표 측 주장이다.

이 사안은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기술탈취 의혹으로 제기됐으며, CGI는 2024년 해당 문제로 한화솔루션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조 대표는 “정부가 창업 중심 경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제도는 오히려 기술을 빼앗기는 구조를 방치하고 있다”며 “기술탈취 범죄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함께 범정부 차원의 중재 및 실효성 있는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이날 간담회에는 CGI 외에도 SK에코플랜트와 기술 분쟁을 겪고 있는 엔이씨파워, KT와 갈등을 빚고 있는 티오더, 인산가와 장기 소송 중인 씨디에스글로벌 관계자들이 참석해 유사 사례를 공유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술 침해 건수는 299건, 피해 기업당 평균 손실액은 18억2000만원에 달한다. 경찰청 역시 지난해 기술 유출 범죄 179건을 적발해 380여명을 검거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5.5%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실제 소송 단계에서는 피해 기업의 입증 부담이 커 기술탈취 손해배상 소송의 승소율은 32.9%에 그치고, 인정 손해액도 17.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성택 티오더 대표는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자본력과 법무 조직을 상대로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현재와 같은 자본 불균형 구조에서는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박윤영 KT 대표에게 “더 이상 저희 같은 피해 기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기술탈취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이런 상황에 대해 엄중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도록, 이런 자리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는 재단법인 경청이 주최하고 무소속 김종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이 함께했다. 송 의원은 “중소기업이 오랜 시간 투자해 개발한 기술이 협력 과정에서 탈취되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실질적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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