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된 제4인뱅 두고 "명확한 로드맵 제시해야"…금융당국은 '신중론'
2026.04.06 18:49
인뱅 3사 가계 대출 쏠림 vs 소상공인 전문 새로운 은행 필요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정치권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재추진' 필요성을 두고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해 제4인뱅 예비인가에서 모든 컨소시엄이 탈락한 이후 정책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다.
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의 ‘당위성’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실제 출범을 위해서는 신용평가모형(CSS) 개선과 건전성 관리 방안 등 전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재추진 여부에 대해 원론적이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민병덕·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6일 오전 10시 국회 제8간담회의실에서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제4인뱅 출범 기대감은 지난 2023년 7월 윤석열 정부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방안' 발표를 통해 점화됐다. 이듬해인 11월 금융당국은 인뱅 신규인사 심사기준 및 절차를 발표했고, 지난해 3월 4개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은 4곳의 컨소시엄에 대한 예비인가를 모두 불허했고, 현재까지 재추진 의사는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제4인뱅 필요성, 여건 성숙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이에 국회를 중심으로 현시점에서 '재추진 타당성'이 충분한지 따져보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
토론 참석자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반대 의견 쪽은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가 수익 실현을 위해 손쉬운 '가계대출' 위주로 대출이 쏠렸고, 신용평가 혁신을 통한 '금융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금융 공급자'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상공인 금융'의 경우 가계대출 대비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연체율 관리가 핵심이라 장기적으로 거시적 건전성 관리 부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봤다.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소상공인 특화를 내건 제4인뱅이 출범 후 방향을 틀지 않도록 '소호 특화 대출 의무화'나 '가계대출 취급 비율 제한' 같은 구조적 안전장치를 인가 조건에 명시한 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공급, 임팩트생태계의 구축을 위한 신규 인뱅 출범에 대한 당위성은 인정되나, 사전적으로 이런 당위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제조건의 충족 여부를 검토한 후 설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반면 지난해 제4인뱅 예비인가에 참여한 한국신용데이터(한국소호은행), 소상공인연합회(소소뱅크) 측은 기존 금융 체계로는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공급이 충분히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인묵 한국신용데이터 이사는 "기존 인뱅 3사는 여신 영역, 특히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대상 금융에서의 기여는 제한적"이라며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은행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정선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는 "제4인뱅 필요성은 특정 사업자나 특정 플랫폼의 필요성으로 설명돼서는 안 된다"라며 "출발점은 어디까지나 소상공인 금융의 구조적 미충족 수요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재추진 가능성'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표했다. 제도권 금융과 인뱅이 사각지대를 충분히 커버하지 못해 사회적 수요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제4인뱅 출범에 대한 효과와 리스크를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뱅킹은 안정성과 공익적 목적이 매우 크다.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 피해는 물론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준다"라며 "(지난해)인가를 못 한 것은 사업 계획이 혁신적이지 못했다기보다는 초기 자본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건전성 측면에서 영업하는데 발생할 리스크에 어떻게 대비할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 공급 상황, 은행업을 영위하기에 적합한 사업자가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지, 금융사의 경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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