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활절에 "빌어먹을…미친X들아"…공화당 쪽도 경악
2026.04.06 14:25
“그 빌어먹을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놈들아. 그러지 않으면 지옥 같은 상황을 겪게 될 것이다. 두고 봐라! 알라를 찬양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에 뱉은 이 말을 두고 미국 안팎에서 경악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평소 ‘막말’에 비춰봐도 이날 언행은 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미국 정가는 평소 독실한 기독교인을 자처하던 트럼프가 부활절에 이런 비속어를 쏟아낸 데 실색했다.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이날 ‘미친놈’ ‘지옥’ 등의 표현을 공개적으로 퍼붓는 건 상식을 벗어난 탓이다. 척 슈머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엑스(X)에서 “여러분이 교회에서 친지·가족과 함께 (예수의 부활절을) 축하하는 동안,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정신 나간 미치광이처럼 떠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민주당 대선 경선의 유력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도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지 한달 만에, 부활절인 일요일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이 이것”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트럼프의 말이 “위험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인물의 헛소리”라며 미 의회를 향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이 전쟁을 끝내라”고 요구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엑스에 “내가 트럼프 내각에 있었다면, 수정헌법 제25조에 대해 헌법 전문 변호사들에 전화하며 부활절을 보냈을 것”이라고 썼다. 미 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질병 등으로 통치 능력을 잃을 때 권한을 이행하도록 한 규정이다. 트럼프의 정신 이상이 의심된다고 꼬집은 것이다.
공화당 쪽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엑스에 장문의 글을 올려 “트럼프 정부에서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신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미쳐버렸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러분 모두는 공범이다. 나는 이란을 옹호하지 않지만, 이 모든 것에 솔직해지자”고 썼다.
강력한 트럼프 지지자였던 그린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미국의 대이란 공습 때도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당시 이란 폭격에는 반대하나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유지했던 그린 전 의원은 지난해 말 미성년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틴 파일 문제로 각을 세우다 트럼프에 “배신자”로 낙인 뒤 갈라섰다.
그는 트럼프의 이란 공격이 ‘명분 없는 전쟁’이라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호르무즈)해협이 폐쇄된 건 (이란으로부터) 아무런 도발이 없는 데도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가 (이란) 발전소와 다리를 폭격하겠다고 위협하는 건 트럼프 자신이 해방시키겠다고 주장하던 이란 국민, 바로 그들을 해치는 일”이라고도 직격했다.
서구 외신들 역시 트럼프의 막말을 조명하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는 트럼프의 글이 그의 평소 언사와 비교해도 “특히 모역적이고 선정적인 표현이 가득한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이날 발언이 “모욕적이고 욕설 가득한 위협”이었다며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경악하며 그의 정신 상태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 편의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일부 유튜버·인플루언서들은 ‘사이다 발언’이라며 즐거워했다. 유튜버 로라 루머는 “나는 이런 걸 (보기) 위해 투표했다”며 “지하디스트(이란인)들을 석기시대로 되돌려놓을 정도로 폭격해야 한다. 그들의 정신은 영원히 거기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르몽드는 로라 루머가 과거 스스로를 “자랑스러운 이슬람 혐오자”라고 소개했던 인물이라고 부연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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