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성호 법무, 법사위 고성만큼 검찰청 아우성도 경청해야
2026.04.06 04:31
조직 폐지(10월 공소청 출범)를 앞둔 검찰이 △사기 저하 △파견 급증 △사직 속출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여권이 검찰 힘 빼기에만 집착하고 ‘제대로 일할’ 환경을 만드는 숙제를 등한시한 탓이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여당의 ‘검찰 벌주기’ 논리에 끌려다니기만 할 게 아니라, “이대로 버틸 수 없다”는 일선 검사들의 아우성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검찰 엑소더스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달 전국 검찰청 검사 현원은 2,016명으로 정원 2,293명의 88%다. 12%가 비어 있는데 내란·김건희·해병 3대 특별검사팀 및 2차 종합특검 등에 파견된 검사가 91명이다. ‘실패한 조직’ 취급을 받는 검찰청 탈출 시도가 이어지며, 지난달까지 사표 쓴 검사가 58명에 이르렀다. 올해 퇴직자도 지난해(175명)를 넘을 게 확실하다.
일선 검찰청 검사들은 경찰 수사를 검토해 보완 여부를 결정하고 관련 법리를 보강해 법원에 넘기는 형사 시스템의 필수 관문 역할을 한다. 이 길목이 좁아지고 약해지면 정의의 동맥경화 현상이 시작된다. 이미 사건 지연이 속출하는 중이고, 이것이 장기화하면 국민이 마땅히 받아야 할 서비스의 치명적인 질 저하로 이어진다. 지금 검찰청엔 “파산지청이 됐다”는 중견 검사의 자조(안미현),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젊은 검사의 절망(류미래)만 가득하다.
검찰청이 사라지면 검사 역할이 줄 것 같지만, 오히려 수사기관을 제어하고 수사 결과를 검토하는 검사 본연의 업무가 더 늘어난다. 이런 격변기를 앞두고 인력 부족과 사기 저하를 방치하면, 윤석열 정부 때 의료대란과 같은 ‘형사대란’이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장관은 여당 의원이지만 지금은 검찰사무 최고 감독자(검찰청법)다. 대통령이 믿을 만한 정 장관에게 중책을 맡긴 건 ‘검찰 개혁 당위성’과 ‘검찰의 현실적 역할’ 사이에서 조화롭게 개편 방안을 도출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지금의 검찰 개혁은 국민의 필요보단 ‘여권의 필요’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 장관의 분발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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