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시간 사투… 美 또 한명의 ‘라이언 일병’ 구하다
2026.04.06 00:58
특수부대원 수백 명 이란 투입
트럼프, 백악관서 상황 지켜봐
“역사상 가장 대담한 구조 작전"
“우리가 그를 구했다(WE GOT HIM)!”
부활절인 5일(현지 시각) 0시 8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이란 영토 한복판에 고립된 미군 장교를 구출하기 위한 36시간의 고난도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음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트럼프는 이번 임무를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 및 구조 작전 중 하나”라고 했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공세 이후, 미국은 이란 방공망이 초토화됐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이란은 방공망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듯 남서부 코길루예·보예르아흐마드주 상공에서 지난 3일 미군의 F-15E 전투기와 A-10 공격기를 잇따라 격추시켰다. 이란 영토 내에서 미군 전투기가 격추된 첫 사례다. A-10 조종사는 피격 직후 기체를 쿠웨이트 영공까지 몰고 가 무사히 구출됐고, F-15E 주조종사 역시 사출 직후 신속히 구조됐다.
문제는 F-15E 뒷좌석에 탑승했던 무장관제사(WSO) 대령이었다. 비상 탈출한 그는 험준한 이란 산악 지대에 홀로 남겨졌다. 전투기에서 비상 사출될 때 조종사들의 좌석에는 ‘생존 키트’가 자동으로 분리돼 따라붙는다. 여기에는 미군 지휘부와 암호화된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위치 신호 장치(비콘)와 보안 통신 장비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무기는 개인 호신용 권총 한 자루가 전부였다.
단 한 명의 병사를 구하기 위해 네이비실 팀 6 등 수백 명의 미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와 수십 대의 군용기, 우주·사이버 정보 자산이 동원된 대규모 작전이 시작됐다. 적진 깊숙한 곳에 고립된 전우를 구출하는 전투 탐색·구조(CSAR) 작전은 가장 위험한 작전으로 꼽힌다. 적의 방공망과 지상군이 득실거리는 한복판으로 스스로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 공군 인원회수팀(Personnel Recovery)과 특수 구조 헬기 승무원들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추락 사고에 대비해 24시간 상시 출동 대기 태세를 유지한다.
실종 장교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은신처를 찾고 통신 장비로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미 전투기 탑승 장교들은 적진에 추락해 포로로 잡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강도 높은 ‘생존·도피·저항·탈출(SERE·Survival Evasion Resistance and Escape)’ 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다. 그는 부상당한 몸으로 이란군의 추적을 피해 산맥의 틈새에 몸을 숨겼으며, 한때 7000피트(약 2134m) 높이의 능선까지 오르는 사투를 벌였다.
그가 이란에 생포되거나 구조 과정에서 미군의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면, 1979년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 사태의 치욕이나 1993년 소말리아에서 미군 헬기가 격추된 ‘블랙호크 다운’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는 초긴장 상태였다. 이란 국영 방송은 즉각 “미군 병사를 생포하는 자에게 포상금을 주겠다”며 주민들을 선동했고, 적군의 포위망은 시간 단위로 좁혀오고 있었다.
미군 C-130 수송기와 구조 헬기들은 적의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이란의 험준한 산악 지형을 따라 초저공·저속비행을 감행했다. 투입된 블랙호크 헬기 2대가 저공 비행 도중 현지 부족민과 이란군의 지상 사격을 받아 기체가 손상되고 일부 승무원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중앙정보국(CIA)은 이란군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미군 장교가 이미 구조돼 차량을 통해 국외로 이동 중”이라는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기만 작전을 펼쳤다.
이란군에 탐지될 것을 우려해 위치 신호 장치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던 이 장교는 36시간을 버티다 구조팀과 접선하기 위해 은신처를 박차고 나왔다. 미군 MQ-9 리퍼 드론과 전투기들은 실종 장교에게 다가오는 이란군 차량 행렬을 향해 맹렬히 폭탄을 투하하며 접근을 차단했다. 구조 현장에 도착한 미군 부대는 엄호 사격을 가하며 퇴로를 확보했고, 대규모 교전 없이 장교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를 방불케 하는 구출 작전의 위기는 마지막 순간에도 찾아왔다. 특수부대와 장교를 안전지대로 수송하려던 수송기 두 대가 이란의 외딴 기지에서 고장으로 발이 묶인 것이다. 미군은 즉시 3대의 새로운 수송기를 투입해 인력을 전원 빼냈고, 이란에 군사 기밀과 기체가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버려진 수송기 두 대를 그 자리에서 폭파시켰다. 이와 관련 이란군은 “미국 블랙호크 2대와 C130 수송기 1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작전과정에서 미군 사상자는 없었다. 이란측에서는 5명이 사망했다고 이란 타스님통신이 전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상황실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과 함께 상황을 지켜보며 수시로 보고를 받았다. 마침내 모든 병력이 이란 영공을 무사히 벗어나 부상당한 장교가 치료를 위해 쿠웨이트로 이송됐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가 이란에 “협상이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냐”를 두고 설정한 최후통첩 시한(6일)을 이틀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극적으로 완수됐다. 미 육군 복무신조(Soldier’s Creed)의 “쓰러진 전우를 버리지 않는다(I will never leave a fallen comrade)”, 공군 복무신조(Airman’s Creed)의 “공군 전우를 뒤에 남겨두지 않는다(I will never leave an Airman behind)”가 빈말이 아님을 증명한 것이다. 트럼프도 “우리는 결코 어떤 미국 전투원도 적지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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