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모 위치에 B-2 교신내용까지… 中기업들, 미군 정보 상세 노출
2026.04.05 14:11
중국의 민간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분석한 이란 전쟁 관련 미군의 군사 활동 정보를 노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서방과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미군 기지 장비 배치와 항공모함 전단 이동, 항공기 집결 상황 등을 상세하게 분석한 게시물들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위성사진, 항공기 위치 정보(ADS-B), 선박 자동 식별 장치(AIS) 데이터 등 공개된 정보를 AI로 분석해 추출한 정보다.
몇몇 중국 기업들은 이 같은 정보를 상업적으로 판매하거나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다. WP는 “중국 정부는 이란 전쟁과 공식적으로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중국의 민간 AI를 군사적으로 활용하려는 지난 5년간의 노력 가운데 성장한 이들 기업이 이번 전쟁을 수익 창출 기회로 삼고 있다”고 했다.
2021년 설립된 항저우 소재 미자르비전(MizarVision)은 중동 지역 미군 기지와 항모전단의 이동, 방공시스템 배치 등을 분석해 공개하고 있다. 이 업체는 대(對)이란 군사 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 개시 전날 미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제럴드 R. 포드호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면서 중동에 집결한 미군 병력의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바 있다. 또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내 미군 기지에 집결한 항공기 종류와 규모를 자세히 밝히기도 했다.
미자르비전은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는 중동에서의 무력 증강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을 앞두고 미군의 동향도 수개월 전에 추적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 라이언 페다슈크 연구원은 이 업체가 “중국이 운영하는 정보 수집 기관 등으로부터 많은 이미지를 구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중국 기업 징안테크놀로지는 미군 전략폭격기 B-2A의 교신 내용을 포착했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이 스텔스 폭격기 교신을 실제로 감청했을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한 전문가는 “(교신 감청 등) 능력이 없더라도 의도 자체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이 같은 민간 기업을 통해 이란 등 국가들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페다슈크는 “기업이 국가에 의해 운영되거나 국가와 협력하더라도 표면적으로는 ‘민간 기업’으로서 공로를 인정받거나 비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연방하원 중국특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기업들이 AI를 전쟁 감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위협은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임박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중국이 상업용 기술을 미군에 대한 실시간 정보 수집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적대국들이 기밀을 포함한 각종 정보를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민간 위성업체들에 이란과 중동 지역에 대한 위성 사진 유통을 무기한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는 중동 분쟁이 종료될 때까지 지난달 9일 이후의 해당 지역 위성 사진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 및 작전 보안’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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