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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어서 난리라더니…미국 초유의 '0' 공포 덮쳤다 [글로벌 머니 X파일]

2026.04.06 07:01

"일할 사람이 사라졌다"…미국 노동공급 증가율 '사실상 0' 쇼크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민 권리 운동가들이 지난 1일 미국 워싱턴 D.C의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지역 사무소 밖에서 열린 시위에서 “이민 단속에 사용되는 감시 기술의 중단을 촉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잠재 노동 공급 증가율이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에서 '양적 노동 투입' 기반의 경제 성장이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무작정 인력을 투입하는 대신 '생산성 향상'의 국가 경제 성장을 결정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6일 미국 중앙은행(Fed) 연구진이 최근 공개한 'FEDS 노트'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꾸준히 연평균 약 1.4% 수준을 유지해 오던 미국의 잠재 노동 공급 증가율은 올해 들어 크게 위축됐다.

연구진은 손익분기 고용 증가(Breakeven Employment Growth) 임계치가 1970년대 월평균 약 18만 5000명, 2010년대 약 8만 명, 2023~2024년 15만 5000명 수준을 유지했던 올해 들어 '월 1만 명 미만'으로 급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손익분기 고용 증가는 현재의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매월 창출되어야 하는 최소 일자리 수를 뜻한다. 올해 들어 월 1만 명만 일자리가 늘어나도 현재 실업률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노동시장이 극도로 취약해져서 기준선(실업률 등) 자체가 무너졌다는 의견이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신규 일자리의 브레이크이븐(손익분기점)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매우 낮아진 상태(very, very low)이며, 수요와 공급이 모두 늘지 않는 현 상황의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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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바 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도 지난달 "지난 1년간 일자리 창출은 사실상 0에 가까웠고 노동력 향상 역시 거의 제로에 수렴했으며, 우리는 신규 채용도 적고 해고도 적은 '저채용·저해고 ' 환경에 고착화되었다"라고 진단했다.

미국에서 일할 사람이 사라진 가장 큰 원인은 이민의 급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최근 국경 통제 강화의 여파로 작년 미국의 순이민자가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과거에 겉보기엔 양호했던 고용 지표조차 거대한 통계적 착시였다는 지적이다. 미 노동통계국이 최근 통계 수정을 통해 작년에 늘었다고 발표했던 일자리 수치에서 89만 8000개를 하향 조정했다.

JOLTS(구인·이직 보고서) 데이터에서도 지난 2월 기준 미국의 채용률은 3.1%로 떨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극심한 구인난으로 산업 현장도 바뀌고 있다. 지난달을 보면 고령화로 수요가 증가한 의료·헬스케어 부문(7만 6000명 증가)이나 인프라 투자가 몰린 건설업(2만 6000명 증가) 등 일부에만 고용이 늘었다. 반면 연방정부 일자리는 고점 대비 35만 개 넘게 증발했다.거시경제의 기본 공식은 '성장 = 생산성 × 노동 투입'이다. 노동 투입 증가율이 '0'에 수렴하는 상황에서 경제가 쪼그라들지 않으려면 1인당 생산 효율인 '총요소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 미국은 지난해 일자리 논란에도 작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2.1% 성장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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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를 두고 미국 경제가 막대한 AI 투자기를 지나 수확기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한다. 일하는 사람이 줄었는데도 경제 규모가 유지됐다는 것은 근로자 1인당 산출량이 급증하는 '생산성 J-커브'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에릭 브린올프슨 스탠퍼드대 교수는 "고용 데이터 하향 조정과 실질 GDP 성장의 모순은 AI 도입의 수확기 진입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I 활용이 아직 노동생산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준 조사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미국 만 18~64세 근로자의 전체 노동 시간 중 생성형 AI를 쓰는 비중은 5.7%에 불과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매켄지 조사에서도 90% 이상의 기업이 AI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지만, 업무에 AI를 깊숙이 내재화한 '성숙한 기업'은 전체의 1%에 그쳤다.

메리 데일리 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AI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변혁은 본질적으로 시간이 걸린다"라며 "범용 AI 기술이 경제 전반의 파급력을 지니려면 기술 도입을 넘어 조직 문화의 근본적 재설계와 노동자 재훈련이라는 값비싼 과도기를 반드시 거쳐야 함을 지적했다.

토스텐 슬록 아폴로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소수의 빅테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 현장에서는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 대비 명확한 이익률 개선이나 획기적인 생산성 도약의 증거가 아직 극도로 부족하다"라고 반박했다.

더 큰 문제는 노동 공급 감소가 공장이 멈추는 '생산 차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것은 집을 구하고, 내구재와 생필품을 살 소비자도 줄어든다는 뜻이다. 경제의 총수요 자체가 쪼그라드는 이중고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이민 유입 둔화로 이민자 소비 지출 감소분만 작년 한 해에 400억~60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향후 40년간 회원국 전체의 20~64세 생산가능인구가 누적 1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요인만으로 2060년 1인당 GDP가 14%나 떨어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년층 부양 지출은 급증하는데 세금 낼 사람은 감소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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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로벌 지각변동에 한국도 영향권에 있다.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고,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소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의 고용 딜레마를 더 치명적인 형태로 경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붕괴 여파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 평균 0.7%로 반토막 나고 2040년대 후반에는 사실상 0% 내외로 완전히 곤두박질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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