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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코노미' 완전체…스페이스X 상장으로 우주 경제 연다[머스크의 우주쇼②]

2026.04.06 06:52

학계, 포디즘 이은 '머스키즘' 조명
머스크, 은행·로펌 등에 그록 구매 요구
머스크 기업 합산 가치, 한국 GDP 능가
일론 머스크는 2024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세장에 '화성 점령'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연합뉴스


2024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 유세장에 등장한 일론 머스크는 슈트 대신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세계 최고 부자가 선택한 검은 티셔츠에는 ‘화성을 점령하라(OCCUPY MARS)’ 문구가 박혀 있었다. 다행성 인류 문명을 꿈꿨던 머스크의 선전포고였다. 머스크가 트럼프에게 베팅하며 노렸던 최종 목적지는 워싱턴이 아니라 우주였다.

올해 상반기 내에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 머스크가 설계한 인프라 제국이 완성된다. 외신에서는 이를 ‘머스코노미(Muskonomi)’라 부른다. 머스크가 보유한 6개 기업의 합산 가치는 2조 달러(약 320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2024년 2556조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스페이스X가 우주로 가는 길을 여는 동안 테슬라는 전기차 시대를 열었고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연결했다. 노동은 로봇(옵티머스)에, 이동은 자율주행(로보택시)에 맡기는 세상이 머스크 제국에서 실현됐다.

‘다행성 인류 문명’이 최종 목적지

일론 머스크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심어준 건 열 살 때 읽은 책 한 권이었다.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해 다른 행성으로 떠나는 소설 파운데이션’이다. 그때부터 머스크의 사명은 지구를 떠난 다행성 인류 문명 건설이었다. 머스크는 여러 차례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아공을 떠나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온 머스크는 1995년 23세 때 동생 킴벌과 함께 첫 창업을 했다. 집투’라는 최초의 인터넷 지도 서비스 회사였다. 1999년 집투를 컴팩에 매각한 후 바로 온라인 금융시스템인 엑스닷컴을 창업했다. 페이팔이 된 회사다. 이를 2002년 이베이가 15억 달러에 인수해 머스크는 30세에 1억8000만 달러를 손에 쥐었다.

두 번의 성공으로 부를 축적한 머스크는 오래 품어온 우주 비전’을 현실화하기 시작한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그는 스페이스X, 테슬라, 솔라시티를 연쇄 창업했다. 남은 돈은 거의 없었다. 2016~2023년 뉴럴링크, xAI, X(옛 트위터)를 창업 및 인수하며 머스크 제국을 이룩했다.

스페이스X는 화성 이주를 목표로 재사용 로켓과 통신망을 만든다. 이제는 우주데이터센터까지 영역을 확대한다. 테슬라와 솔라시티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전기차와 태양광 배터리를 개발한다. 옵티머스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로보택시는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모빌리티다. X는 소셜미디어에 금융, 통신, 상거래를 결합한 만능앱이 목표다. 보링 컴퍼니는 지하터널을 통해 대도시의 지표면 체계를 바꾸려는 실험이다. xAI는 인공지능을 인간 지능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뉴럴링크는 인간의 지능을 물리적 한계 너머로 확장하기 위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중이다.

‘포디즘’ 이은 ‘머스키즘’


학계에서는 머스크가 이룬 혁신을 포디즘’에 비유하기도 한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벨트를 도입해 20세기 자본주의 토대인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제를 구축했다면 머스크는 21세기의 새로운 문명 운영체제를 짜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스턴대 역사학자 퀸 슬로보디안과 테크 저술가 벤 타노프는 저서 머스키즘(Muskism)’을 통해 이를 설명했다. 머스키즘의 핵심 약속은 기술을 통한 주권’이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쪼개진 세계에서 국가와 개인이 머스크의 인프라(스타링크, xAI 등)에 연결됨으로써 자립을 꿈꾸게 된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기술 혁신가에서 우파 권력가로 변했다. 공무원을 해고하고 정부 예산을 삭감하는 정부효율성부(DOGE) 수장으로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머스크가 본인이 일군 사업 제국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정부 기관 최소 11곳에서 머스크 소유 기업 6곳을 상대로 32건이 넘는 조사와 규제 조처를 집행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해당 조처가 중단되는 등 영향을 받았다. 스페이스X의 발사 허가권을 쥔 연방항공청(FAA)이 대표적이다. FAA는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안전 규정 위반 벌금 28만3009달러(약 4억5000만원)를 부과했다.

이에 머스크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부당 조치”라고 비난하며 마이클 휘태커 FAA 국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휘태커 국장은 트럼프 취임 전날 임기를 3년 넘게 남겨두고 사임했다.

머스크는 2025년 5월 DOGE에서 물러났다. 짧은 공직 생활은 그의 기업들을 옥죄던 규제의 빗장을 푸는 역할을 했다. 이제 그의 사업들은 머스크노미’라는 거대한 체계로 결집해 공권력의 조력 없이도 스스로 굴러가는 궤도에 올라섰다.



블룸버그는 올해 2월 테슬라와 xAI의 합병을 보도하며 머스코노미라는 표현을 다시 꺼내들었다. 개별 거래가 아니라 하나의 제국이 완성되고 있다는 맥락에서다.

머스크 제국의 힘은 시너지에서 나온다. 머스크는 상장 참여에도 독특한 조건을 내걸었다. 바로 xAI가 개발한 AI 챗봇 서비스 '그록' 구독이다. 스페이스X의 흥행력을 이용해 그록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대형 금융기관에 그록을 도입하려는 전략이다.

스페이스X의 압도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약한 AI 사업까지 끌어올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의 로켓이 스타링크 위성을 올리고, 스타링크가 벌어들인 현금이 스타십 개발 자금이 된다. xAI는 X의 데이터로 모델을 키우고 그 AI는 테슬라의 자율주행과 옵티머스 로봇에 탑재된다. 테슬라의 에너지 사업은 우주데이터센터의 전력 모델과 연결된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스페이스X 상장을 통한 우주 엔진 점화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는 2023년 6300억 달러(약 955조원)에서 2035년 1조7900억 달러(약 2713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레슬리 노턴 모닝스타 선임연구원은 “이번 스페이스X 상장은 단순한 기업공개가 아니라 우주 경제가 글로벌 자본시장 핵심 산업으로 편입되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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