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홍의 스포트라이트]관중 시청률 수직 낙하중… 韓축구 진짜 위기 온다
2026.04.05 23:10
한국 대표팀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5, 6개월 앞둔 시점부터 본격적인 평가전을 벌였다. 이해 6월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와 평가전을 했고 9월에는 코스타리카, 카메룬과 경기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대전 수원 고양 등을 오가며 경기를 치렀는데 이집트전, 카메룬전을 빼고는 모두 매진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이집트전, 카메룬전도 매진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6만4000여 좌석 중 5만9000석이 들어차 6만 명 가까운 팬들을 불러 모았다. 6월 치러진 모든 경기가 시청률 10%를 넘겼다. 브라질전 16.4%, 칠레전 14.9%, 파라과이전 11.5%, 이집트전 12.6%였다.
올해 월드컵을 앞두고는 개막 7, 8개월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국내에서 브라질, 파라과이, 볼리비아, 가나와 평가전을 치렀다. 올해 3월과 4월에는 해외에서 코트디부아르, 오스트리아와 경기했다. 모두 매진에 실패했다.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브라질과의 경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매진에 가까운 6만3000여 팬을 모았으나 전석 매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곧바로 이어진 파라과이전에서는 관중이 2만2206명에 불과해 3분의 1로 줄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경기 중 2008년 9월 요르단전(1만6537명) 이후 17년 만의 최소 관중을 기록하며 축구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어 대전에서 열린 볼리비아전은 4만여 석 중 3만3852석을 채우는 데 그쳤다. 다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전에서도 3만3256명이 찾아 전제 관중석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다. 브라질의 인기에 힘입어 잠시 반짝하며 매진에 근접했을 뿐 나머지 경기들의 관중 수가 예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시청률 역시 가나전이 8.5%를 기록했고 최근 열린 코트디부아르전은 4.7%, 오스트리아전은 1.1%로 수직 낙하했다. 축구대표팀 시청률 중 역대 최저 수준의 경기가 최근에 집중돼 있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물러난 뒤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으로 이어지는 후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논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체제에 대한 불만과 불신, 최근 대표팀 경기력 저하 등을 둘러싼 팬들의 종합적인 반응이 빚어낸 결과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과거에도 대표팀에 대해 수많은 비판은 물론 비난과 조롱까지 있었지만 그래도 팬들이 직접적으로 대표팀의 패배를 바라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각종 댓글이나 주변 반응 중에서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참패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동안 수많은 개혁 요구에도 협회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패해 혹독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협회가 밀실 행정과 독단적인 운영을 해 왔는데 월드컵 성적만 좋다고 모든 게 용서돼서는 안 된다는 것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우려되는 점이 있다. 아예 축구에 관심이 없어졌다는 반응이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열린 코트디부아르 및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이 열린 줄도 몰랐다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팬 이탈 현상이야말로 축구계에 가장 뼈아프다. 팬 층의 붕괴야말로 각종 후원 계약을 비롯해 축구계 마케팅을 마비시켜 결국 축구계를 고사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축구 기반이 약한 한국 축구는 대표팀 인기가 곧 축구계 인기와 직결돼 왔는데 대표팀에 대한 이러한 거부 반응과 무관심은 국내 축구 환경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 성적이 부진하면 단순한 비판을 넘어 팬들의 거부감과 무관심을 더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월드컵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 축구가 진짜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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