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12조 상속세 마침표… 이재용 ‘뉴삼성’ 가속
2026.04.06 00:42
그룹 지배구조 李 중심 더 공고화
반도체·AI 등 미래사업 속도낼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를 비롯한 삼성 총수 일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에 대한 약 12조원의 상속세 납부를 이달 마무리한다. 지난해 9년간 삼성을 족쇄처럼 따라다니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데 이어 5년에 걸친 상속세 납부 절차까지 완료되면 이 회장 중심의 ‘뉴 삼성’ 체제가 한층 공고화될 전망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오너 일가는 이달 안에 마지막 상속세 분납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2020년 10월 별세한 이 선대회장은 계열사 지분 19조원과 부동산·미술품을 포함해 약 26조원의 유산을 남겼고 이에 따른 상속세는 약 12조원으로 산정됐다. 당시 정부의 3년치 상속세 수입보다 많은 액수로 화제가 됐다. 이 가운데 계열사 지분 상속에 따라 부과된 상속세는 11조원으로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3조1000억원, 이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2조4000억원 등이었다. 유족들은 2021년 4월 전체 상속세 중 2조원을 서울 용산세무서에 납부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부터 매년 4월 나머지 상속세를 분할 납부해 왔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홍 명예관장 등 세 모녀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것과 달리 이 회장은 지분 매각 없이 배당금과 대출 등으로 충당해 왔다. 그 결과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상속 전 0.70%에서 1.47%로, 삼성물산은 17.33%에서 21.81%로, 삼성생명은 0.06%에서 10.44%로 각각 늘었다. 상속세 납부 과정을 거치면서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가 이 회장 중심으로 더욱 굳어졌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사업 투자와 사업 재편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경영 전반의 불확실성도 상당부분 걷힌 상태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데, 증권가에선 매출 121조원에 영업이익 41조원 안팎의 예상치를 내놓고 있다. 이대로라면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40조원 시대를 열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110조원 이상을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첨단로봇·의료기술(MedTech)·전장·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너 일가의 주식 대량 매각 변수가 사라지면서 주가 안정성이 높아지고 투자 신뢰도 더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상속세 완납은 이 회장이 선대회장의 유산을 정리하고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본격화하는 분기점”이라며 “지난해 7월 사법리스크에 이어 올해 상속세라는 부담을 덜어낸 만큼 미래 사업 발굴과 M&A 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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