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인 줄 알았는데 적자 덩어리”…중대 고비 맞은 영상 AI
2026.04.05 16:52
● 환호성 짧았던 영상 AI…비용·저작권 덫
미국 오픈AI의 ‘소라(Sora)’, 중국 바이트댄스의 ‘시댄스(SeeDance)’ 등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이 처음 등장했을 때 글로벌 미디어 업계는 크게 술렁였다. 수백억 원의 자본과 대규모 특수효과(CG) 인력이 필요했던 기존 영상 제작과 달리 단돈 몇 달러로 1분짜리 영상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댄스가 사진 한 장만으로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섬세한 표정과 격투 장면을 정교하게 재현하자 일자리 위협을 느낀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이 대규모 파업에 나설 만큼 영상 생성 AI 서비스의 파장은 컸다.
하지만 산업 생태계를 뒤흔들 것 같았던 기대는 막대한 클라우드 서버 유지 비용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 오래가지 못했다. 글로벌 AI 열풍을 이끌었던 오픈AI 소라 팀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서비스 완전 종료를 선언했다. 영상 생성 AI는 무수히 많은 이미지 프레임을 연속으로 렌더링해야 하는 만큼 텍스트 기반 챗봇보다 연산 자원과 전력 소모가 수십 배로 많아 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집중하겠다”며 영상 생성 AI의 한계를 시사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라는 하루 약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 구독료 올리면 ‘외주 회귀’…B2B로 우회
적자를 줄이려 구독료를 올리기도 쉽지 않다. 요금을 전문가용 플랜 수준으로 올리면 대중적 접근성이 무너지고, 그렇다고 가격을 낮추면 적자가 쌓인다. 일반 소비자들은 매번 결과물이 달라지는 AI에 비싼 돈을 쓰느니, 기획 의도에 맞게 정밀 수정이 가능하고 품질 관리가 확실한 기존 영상·그래픽 제작 업체에 외주를 주는 쪽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영상 AI 기업들은 B2C(소비자 거래) 시장에서 발을 빼고 광고 제작, 기업 교육 등 안정적 수요가 기대되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국 영상 AI 스타트업 하이퍼는 일찌감치 대중 사업을 접고 B2B 전환을 택했으며, 핵심 인력 상당수가 마이크로소프트(MS) AI 조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작권 문제도 불씨로 남아 있다. 시댄스 2.0은 디즈니의 지식재산권(IP)을 무단 학습한 혐의로 강력한 경고장을 받았고, 3월 예정됐던 전 세계 동시 출시가 보류됐다.
업계에서는 결국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와 자본력을 갖춘 빅테크 중심으로 영상 AI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글이 동영상 생성 모델 경량화 버전인 ‘비오 3.1 라이트’를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의 xAI도 소라 서비스 종료로 생긴 공백을 겨냥해 영상·음성 생성 모델 ‘그록 이매진(Grok Imagine) API’를 새로 내놓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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