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우주경쟁' 불붙었다
2026.04.05 18:01
"발사비용 10분의 1로" 빅테크·스타트업 열전
미국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차를 몰고 남쪽으로 10여 분을 달려 중심지를 벗어나자 풍경이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 철제 창고와 컨테이너 야드, 기름 냄새가 배어 있는 '소도' 산업지대를 지나 강변을 달리자 허름한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상에서 쏘아 올린 입자로 우주선을 밀어 올리는 발사체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 '웨이브모션론치'의 실험실이 이곳에 있다.
지난달 25일 찾아간 실험실 내부는 일반적인 스타트업 연구실과 거리가 멀었다. 서버나 컴퓨터 대신 거대한 금속 장비와 케이블, 공구들이 빽빽하다. 인공지능(AI)의 비용 구조를 뒤흔들 실험을 은밀히 진행하고 있는 미래 산업의 최전선이다.
기술 시연이 시작되자 '제트건'이라 불리는 장비에서 작은 입자들이 굉음과 함께 연속으로 발사됐다. 장비는 하늘을 향해 고정돼 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입자들이 고속으로 우주선에 추진력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핀 판 동클라르 웨이브모션론치 최고경영자(CEO)는 "지상에서 초고속으로 발사된 입자(펠릿)가 우주선 하부를 타격해 밀어 올리는 기술"이라며 "1㎏당 발사 비용을 현재의 10분의 1 이하인 200~300달러로 낮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이 연구하는 기술은 단순히 비용 절감 차원이 아니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구상하는 우주 데이터센터 상용화를 위한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력, 냉각, 용지 확보 비용 등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우주 데이터센터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상에서 감당하기 어려워진 에너지 문제를 우주 공간에서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우주 기업들의 기업가치도 재평가되고 있다. 우주 발사체를 만드는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2조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제시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는 기업은 엔비디아,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5개뿐이다.
물론 기술 수준과 발사·운용 비용까지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우주로 향하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는 분석이다. AI 연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실험을 넘어 AI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시애틀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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