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쳐 연간 최대 500조원 영업이익 시대 열리나
2026.04.05 12:01
외부 변수에도 메모리 부족 구조 안 바뀌어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 1로 압축하는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 등 여러 악재에 따라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큰 변동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 1분기 사업을 마무리한 반도체 업체들은 무척이나 침착하다. 요동치는 주가와는 달리 콘크리트 같은 굳건한 호실적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 시장과 반도체 업계는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고 본다. 최근의 외부 변수들도 현재 수요 폭발,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를 바꾸지 않기 때문에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역사상 없던 ‘극호황기’를 본격적으로 누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와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분기 영업이익을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로 거둘 것이 확실하다고 본다. 관심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을 넘어서느냐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 1분기 예상 매출액은 1년 전보다 46.75% 늘어난 116조1378억원, 영업이익은 461.8% 증가한 36조8902억원이다. 이는 2024년 한 해 영업이익(32조7260억원)을 1분기 만에 넘어선 것으로, 작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1년 전보다 164% 늘어난 46조6252억원, 영업이익은 324% 증가한 31조5627억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업체가 올 1분기에만 68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시장 기대치마저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진다. 메리츠증권은 3일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53조9000억원으로 전망했고, 시티그룹도 51조원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도 지난 2일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보다 47% 올리며 37조원까지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두 업체 합쳐 8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320조원(메리츠증권),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230조원(하나증권)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둘이 합쳐 우리나라 올해 예산(727조9000억원)의 75%를 벌어들이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올해 두 업체 예상 영업이익 합을 200조원으로 봤는데, 반도체 가격이 폭증하며 그 2.75배가 된 것이다.
외부 변수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폭발적 실적을 기대하는 이유는 올해 반도체 수퍼사이클을 촉발한 구조가 전혀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수퍼사이클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발과 공급 부족이 원인이다. 현재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AI를 위한 미국 빅테크들의 시설 투자는 줄지 않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 빅테크 4사가 올해 AI 인프라 구축에 쓰겠다고 밝힌 금액만 1년 전보다 75% 늘어난 6650억달러(약 1001조원)이다.
D램 가격도 지속 상승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58~63%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간 거래에 쓰인 D램 고정거래가격이 11개월간의 두 자릿수 상승세를 마치고, 올 3월 0%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추세적인 하락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오히려 분기별 물량 가격 협상이 예전보다 빠른 1~2월에 마무리돼 3월 가격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 확충에 나섰지만 수요를 따라잡기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작년 중국 업체를 포함한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추가 생산시설 확충량은 전체 생산량의 1% 수준인 D램 웨이퍼 15만6000장, 낸드 웨이퍼 4만6000장 수준이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율은 30%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공간의 한계로 인해 2027년은 되어야 본격적인 증설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올해 시설 투자액을 기존 238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내년 투자액을 304억달러에서 350억달러로 높였지만 본격 출하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2027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는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불티나게 팔리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재고는 현재 1~2주 수준에 불과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삼성전자는 2분기 메모리 가격 협상을 시작했는데, 고객사의 주문 강도가 예상보다 세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 전쟁 같은 외부 변수도 단기적으론 통제가 가능하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헬륨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6개월 치 헬륨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큰 타격이 없다. 구글이 최근 발표한 메모리 용량을 6분의 1로 줄여주는 터보퀀트 기술도 단기적으로 악재를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AI 산업을 확대해 메모리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 전쟁이 길어지고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물류 비용이 지속 상승하는 것은 반도체 업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가 갑작스럽게 AI 투자를 축소할 변수도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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