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조종사 구조’ 자랑한 트럼프가 귀담아 들을 말
2026.04.05 16:58
5일(현지시각) 새벽 미국 특수부대가 추락해 이란 땅에 숨어 있던 두 번째 미군 조종사를 구출했다. 이 조종사는 지난 3일 이란군에 의해 격추된 에프(F)-15이(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에 탑승했던 두 명 중 한 명이다. 격추 당시 한 명은 비상 탈출해 먼저 구조됐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전투 중 격추된 조종사 구출에 온 힘을 다한다. 이들 나라가 ‘조종사 구하기’에 온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숙련된 조종사가 국가전략자산이기 때문이다.
조종사는 전투기 운용으로 전시 제공권을 장악해 아군 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조종사 한 명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 양성한다. 한국 공군의 경우 숙련된 케이에프(KF)-16 기종 조종사는 122억6000만원, 에프(F)-15케이(K) 조종사는 210억8000만원의 양성 비용이 들어간다.
한 명의 조종사를 잃는 것은 단순한 인력 손실 이상이다. 항공 작전의 핵심인 조종사가 귀환하지 못한다면 작전 정보 유출 우려로 항공 작전을 제대로 시행하기 어려워 질 수도 있다.
적지에 추락한 조종사가 숨지거나 포로로 잡히면, 군사적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복잡하고 민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1993년 10월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미군 블랙 호크(UH-60) 헬기가 피격돼 추락했다. 생포된 헬기 조종사와 소말리아인들에게 끌려다니는 미군 주검 등이 보도되자 미국 시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 언론은 모가디슈에서 붙잡힌 미군 얼굴 사진을 싣고 ‘우리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결국 이듬해인 1994년 미군은 소말리아를 떠났다.
이번에 미국이 조종사 구조에 전력을 다한 배경에는 만약 이란이 미군 조종사를 먼저 찾으면 `블랙호크 다운’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북한도 미군 조종사를 생포한 사례를 대미 심리전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1994년 12월에는 주한미군 정찰헬기(OH-58C)가 비행 착각으로 강원 인제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영공에 진입했다 북한군이 쏜 대공무기에 격추됐다. 미군 조종사 2명 중 1명은 숨지고, 1명은 붙잡혔다. 당시 북한은 추락 헬기 잔해 앞에서 불안한 모습으로 두손을 들고 서 있는 조종사와 그 옆에 숨진 채 누워 있는 조종사의 장면을 영상으로 찍었고, 이후 미국과 핵문제로 갈등이 격화되면 이 장면을 공개해 대미 심리전을 벌인다.
미군뿐만 아니라 한국 공군도 조종사 구출을 위한 능력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종사는 임무 수행 중 비상 상황으로 적진에서 고립될 경우 살아 돌아오는(생환) 능력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 공군의 모든 조종사들은 조종사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선 나이·계급을 불문하고 4년 6개월마다 생환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생환 교육은 지상과 해상으로 나눠 진행된다. 지상 훈련은 산악지역에서 비상 탈출한 상황을 가정해, 지도와 나침반 등을 이용해 현재 위치를 파악한 뒤 독도법 등을 이용해 미리 설정된 탈출지점까지 이동하는 내용이다. 이동 과정에서 적의 추적을 피해 계속 수색과 정찰, 위장과 은폐를 해야 한다. 탈출 지점에 도착하면 나무와 풀 등을 활용해 숨을 곳을 만들고, 주변에서 토끼 등 야생동물을 잡아먹고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며 구조 병력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해상 훈련은 비상 탈출한 낙하산을 맨 채 바다에 빠졌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조종사는 낙하산에 매달려 바다에 입수하는 훈련, 낙하산 줄을 해체하는 훈련을 한다. 이후 바다에 둥둥 떠서 표류하다가 헬기를 만나 구조될 때 버티는 등의 구조 절차를 익힌다.
공군교육사령부 예하에는 ‘공군 생환교육대’라는 생환 교육을 시키는 전담부대가 있다. 생환교육대는 낙하산 강하와 해체, 은신처 구축 및 음식물 습득, 불 피우는 법, 암벽 등반과 헬기 유도법, 해상 생존, 적 포로가 됐을 때 대처하는 방법까지 교육한다.
공군에는 조종사를 구출하는 전담 특수부대도 있다. 공군기동정찰사령부 예하 6탐색구조비행전대(6전대)는 특수 제작된 탐색구조용헬기를 활용해 조종사 구출 작전을 펼친다. `언제 어디든 우리는 간다’가 이 부대의 구호다.
이 부대에 속한 공군 항공구조사(SART)는 적지에 추락한 조종사를 구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내 목숨은 버려도 조종사는 구한다’가 항공구조사의 구호다. 대부분 부사관으로 구성된 항공구조사는 사격, 공중침투, 고공낙하, 수상·수중 침투, 응급의료 등 특수작전에 필요한 모든 능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
“훈련한 내용을 써먹어야 할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 생환교육대 교관들이 교육생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미군 조종사 구조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루스소셜에 “역사상 가장 대담한 구조 작전을 완수했다”고 자랑하기 바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귀담아 들었으면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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