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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36시간’…美, 이란서 실종된 F-15 조종사 2명 구출

2026.04.05 15:31

적진 고립 36시간 만에 생환
트럼프 “가장 대담한 구조 작전”
[AP 연합]


미국이 이란 적진 한복판에 고립됐던 미군 전투기 조종사를 실종 약 36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했다. 마치 한 편의 전쟁 영화처럼 쏟아지는 적군의 포화를 뚫고 대규모 병력을 투입한 끝에 격추 당시 탈출한 탑승자 2명 모두 구조에 성공한 것이다. 실종자 확보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이 벌였던 피 말리는 ‘수색 경쟁’이 미군의 선제 구조로 마무리되면서 종전 협상의 뇌관이 될 뻔했던 포로 억류 우려도 해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군은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 및 구조 작전 중 하나를 완수했다”며 “그가 지금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을 여러분께 알리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구조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상황에 대해 “이 용감한 전사는 이란의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적진 한복판에 있었고, 매시간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우리의 적들에게 추격당하고 있었다”며 “미군은 내 지시에 따라 그를 데려오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들로 무장한 수십 대의 항공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상을 입었지만, 괜찮을 것”이라며 “적의 영토 깊숙한 곳에서 두 명의 미국 조종사가 각각 따로 구조된 것은 군사적인 기록상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는 절대로 미국의 전사를 뒤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미군 F-15E 전투기가 이란군 방공망에 의해 격추되면서 탑승자 2명은 비상 탈출했다. 이 중 1명은 현장에서 곧바로 구조됐지만 나머지 1명은 이란 영토 내에 고립된 채 행방이 한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조종사는 대령급 장교로 알려졌다.

미군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수백 명의 특수부대와 공군 전투수색구조(CSAR) 전력을 투입했다. C-130 수송기와 구조 헬기, 전투기 등이 동원돼 이란 산악 지형에 저공으로 진입하는 고위험 작전이 진행됐다. 구조 과정에서 일부 헬기가 이란군의 지상 사격을 받아 탑승 인원이 부상을 입는 등 교전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구조 병력이 접근하는 동안 적 병력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공습과 사격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역시 실종 조종사의 신병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이란은 6만달러에 육박하는 현상금을 내걸고 해당 주 일대를 전면 봉쇄했고 국영방송을 통해 현지 주민들에게 조종사를 “표적으로 삼으라”고 촉구했다. IRGC 공보부는 긴급 성명을 내고 “혁명수비대가 격추한 전투기의 조종사를 수색하던 미국의 항공기를 격파했다”고 주장하며 “도박꾼 트럼프여, 타바스 ‘모래의 신’은 아직 건재하다”고 1980년 미군 구출 작전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조롱하기도 했다.

양측이 동시에 수색에 나서면서 현장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저고도 수색 과정에서 미군 헬기가 공격을 받는 등 작전 위험성이 크게 높아졌고, 최악의 경우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미군 측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작전이 진행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주요 외신들도 실종 미군의 생포 가능성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구조 작전 성공 전 “실종된 미군이 구조되지 않거나 포로로 잡히게 되면 미국이 이란과 협상하는 데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실종된 미국인이 포로로 잡힐 경우 난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특히 미군이 이란 측에 생포될 경우 1979년 ‘미 대사관 인질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지지하는 이란의 학생 무장단체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무력으로 점거하고 외교관 등 미국인 52명을 444일 동안 억류한 사건이다. 당시 많은 미국인은 이 사태를 지미 카터 행정부의 뼈아픈 실패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여겼다.

당시 인질들 구조에 실패했던 미국은 이란에 대한 일부 제재를 해제하고 약 80억 달러(약 12조 808억 원) 상당의 이란 자산 동결을 해제함으로써 이들을 석방시켜야 했다. 이후 이란은 ‘인질극’을 적대 세력에 대한 전술로 적극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이날 미국이 실종됐던 미군을 선제적으로 구조하는 데 성공하면서, 미국 입장에서 ‘인질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외신들은 이번 작전을 “미 특수작전 역사상 가장 어렵고 복잡한 작전 중 하나”로 평가했다. 특히 실종 조종사가 이란에 생포될 경우 협상 국면에서 미국에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던 만큼 이번 구조는 군사적 의미를 넘어 외교적 부담을 제거한 계기로도 평가된다. 극한의 생존 본능을 다룬 영화 ‘구출 대작전’(Rescue Dawn)’이나 조종사 구조를 위한 전우애를 그린 ‘배트 21’ 등 할리우드 전쟁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극적인 장면들이 실제 전장에서 재현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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